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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Nov 24. 2020

테슬라, 전기차만 파는게 아니다

그냥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1. 테슬라, 얼마 전까지 적자


자동차에 관심없어도, '전기차' 들어봤을 거다. 여기저기서 전기차 시대가 온다고 소리치고 있으니, 못 듣는게 이상하다. 앞으로 주유소는 사라질 거고, 충전소는 늘어날 거다.


전기차 시대의 대표주자 '테슬라'다. 주위에서 많이 얘기하다 보니, 이 회사가 돈을 쓸어담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테슬라 재무제표다. 그런데 영업 적자를 탈출한 지 얼마 안 됐다. 19년 매출액, 영업이익 대30조원, 0.5조원이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각각 300조원, 25조원의 수익을 냈다.



그런데 테슬라 시가총액 전세계 자동차 회사 중 1위다. 도요타, 폭스바겐 등 유수의 기업보다 더 크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사람들은 레거시 회사들보다, 신생 회사인 테슬라가 '돈을 더 잘 벌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존 회사와는 다른 점이 있을 거다. 나는 궁금했고, 찾아봤다. 내 생각에, 테슬라는 '전기차를 팔아서 수익을 내려는' 게 아니다. 테슬라에게 전기차는, '추가 수익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정리해본다. 나는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다. 내공이 깊지 않다. 게다가 심심해서 쓰는 글이다. 최대한 짧고, 간단하게 쓴다. 우선 테슬라의 현황부터 알아본다.




2. 전기차는 플랫폼에 불과해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 도요타의 2019년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 11.9%다. 얘네들은 1937년에 설립됐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만들어졌고, 이후에도 선도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자동차 산업에서 우월한 지위를 누려왔다. 80년 전통은 그들만의 노하우 축적으로 이어졌고, 중국 등 후발 추격국을 가뿐히 물리쳤다.


현대차증권 산업 리포트(20.11)


그런데 2003년에 설립된 신생 기업인 테슬라가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테슬라는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걸' 한다. 폭스바겐, 도요타의 입김이 쎈 구역에 진입하지 않는다. 테슬라는 '석유와 엔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와 배터리'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만들기로 했다. 자신만의 구역을 만들었고, 전략이 성공했다. 


2019년 기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외한 '순수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약 180만대다. 여기서 테슬라 점유율은 20%를 상회한다. 38만대 가량을 판매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테슬라 점유율이 30%까지 상승할 걸로 예상한다. 내연차 분야에서 잘 나간다는 도요타, 폭스바겐의 점유율은10% 정도밖에(?) 안 된다.


대신증권 산업 리포트(20.9)


우리는 이런 기업 'Game - Changer'라고 부른다. 테슬라를 본 사람은 알거다. 모던하면서도, 과하지 않다. 뭔가 있어 보인다. 사람들은 테슬라를 원한다. 수요 탄탄하고, 앞으로 늘어날 게 분명해 보인다.


테슬라 자동차의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제일 저렴한, '모델 3' 가격이 5,000만원 이상이다. 같은 가격으로 구매가능한 다른 차들이 많다. 그래도 잘 팔린다. 없어서 못 판다. 그런데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배터리 내재화 등을 통해 '가격을 확 낮추어서 더 많이 보급하겠다'고 말한다. 지금도 수요가 충분한데, 굳이 가격을 낮추겠다는 이유는 뭘까?



앞서 언급했듯, 테슬라는 '자동차라는 플랫폼을 통한 추가 수익 창출'까지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 무선 업데이트와 보험, 대신 돈을 줘!


테슬라 자동차의 대표적인 특징은 자율주행 기능이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은 세계 1위다. 누구나 혹할만한 기능이다. 신기한건, 테슬라는 이 기능을 정비소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무선으로 업데이트'해준다. 이 기술을 OTA(Over the Air)라고 부른다. 기존 자동차 업체 중 이걸 할 수 있는 회사가 아직 없다. 내년에 현대차, 폭스바겐 등이 시도한다고 하긴 하는데..


이 업데이트가 공짜 아니다. 800만원 정도 하니까, 가격 꽤 된다. 5000만원 짜리 차를 샀는데, 추가로 800만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 그런데 당신이 테슬라 주인이라고 가정해보자. 기껏 자율주행 되는 차를 사놓고, 가격 때문에 안하기아쉽다. 무선 업데이트 되는거라, 번거로움도 덜 하다. 결국 지르게 된다.



자율주행 기능 뿐만 아니라 항속거리, 연비, 제로백 향상 등 다양한 기능을 '돈만 내면 무선으로 업데이트'해준다. 아래는 2019년 9월부터의 테슬라 OTA 내역이다. 하드웨어 기능까지 소프트웨어 향상시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하이투자증권 산업리포트(20.10)


테슬라는 자동차 한번 팔고 끝이 아니다. OTA 업데이트를 통해, 수익을 계속 창출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황과 취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로 '튜닝'시킬 수 있다. 소비자 효용도 높아진다.


이게 끝이 아니다.


얘네들, 보험까지 판다. 기존 보험회사는 전기차, 자율차를 잘 모른다. 회사 입장에서 '잘 모르는 부분'은 '불확실성 요인'이 되고, 이는 '비용 증가'를 촉발한다. 그리고 '비용 증가'의 일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보험 구매자는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테슬라는, 전기차와 자율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기차 주행정보, 자율차 알고리즘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 바로 테슬라다. 많은 정보가 있으니, 불확실성은 감소하고, 적정 보험료 산정은 용이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데이터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능 이용 시 사고발생 확률이 낮아진다. 테슬라 자동차에 달려 있는 많은 카메라는, 분쟁 해결을 용이하게 해준다. 확실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으니, 저렴한 보험 상품 기획이 가능하다. 싸게 보험을 해준다는데, 거절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


SK 증권 산업 리포트(20.11)


기존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 한번 팔면 끝이다. 그런데 테슬라는 다르다. 자동차 한번만 팔면, 다른 걸 계속 팔아먹을 수 있다. OTA 업데이트 지속할 수 있다. 보험이라는 '구독 상품'은 지속적인 현금을 마련해준다.


이게 끝이 아니다.




4. 전기차는 태양광으로 움직입니다!


아래 그림은 테슬라 세부 매출 구성이다. 자동차가 매출액 중 80%대를 차지한다. 앞서 언급한 OTA 등 서비스 부문이 6-9%를 맴돌고 있다. 자동차 기업 중 서비스 부문 비중이 이 정도 되는 기업이 없다. 흥미로운 건, '에너지 부문'이 있다는 점이다. 이 부문의 매출 비중도 6-9% 정도 된다.



이게 뭐냐면, 태양광 ESS 판매액이다. 2016년, 테슬라는 가정용 태양광 업체 Solarcity를 인수했다. 비즈니스 모델의 그림이 이쁘게 잘 나온다. 소비자는 집에 태양광을 설치해서 전기를 만든다. 그리고 그 전기를 ESS에 보관한다. 이 전기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테슬라를 통해, 이 모든게 가능하다. 자동차만 파는게 아니라, 자동차에 사용되는 '에너지' 판매다.



매출총이익율을 보면, 아직까지는 돈 크게 안 된다. 자동차 부문의 매출총이익률 25% 정도 되는데, 에너지 부문은 계속 감소해서 2020년 3분기에 5%대로 내려왔다. 물론 코로나 영향도 있을 거다. 근데 태양광, ESS 기술이 반도체처럼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확장적 자본 투자, 공격적 프로모션을 통한 M/S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이익/이익율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



OTA 업데이트, 자동차 보험, 그리고 에너지 인프라까지, 테슬라는 다양한 수익원을 계획한다. 이 와중에 테슬라는 소비자에게 한 가지 약속을 제안한다.


테슬라 자동차를 구매하면, 나중에 돈 벌 수 있다고 말이다.




5. 당신이 잠든 사이, 자율주행택시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모든 테슬라 자동차는 OTA 업데이트를 통해 완전자율주행차로 변신이 가능하다.


차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차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즉,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잠든 사이에 돈을 벌어다 주는 자동차를 싫어할 이유는 딱히 없다.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로보택시'가 가능할 거라고 약속한다. 그가 테슬라 차주들에게 내세운 운용 수익은 연간 3만 달러다. 물론 공짜로 해주는 건 아니다. 테슬라가 중간에서 중개 수수료를 떼다. 이 와중에도 테슬라는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발상 자체가 신선하고 혁신적이다. 매일매일 감가상각비를 지불하면서 살아가는 자동차 주인에게, 자동차가 돈이 된다고 말하는게 혁신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정도는 안 된다.


렇지만 자율주행 분야에서 테슬라독보적인 1위다. 그 어느 기업도, 테슬라만큼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지 못 했다. 지금도 테슬라는 전 세계의 수많은 테슬라 자동차가 보내오는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테슬라가 못하면 그 누구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가 하면, 테슬라가 많은 걸 바꾼다.




6. 람들은 꿈을 꾼다


이러니, 사람들의 기대감은 클 수 밖에 없. 그 어떤 자동차 회사도, 이렇게 '다채롭게 돈을 버는 모델'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부합한다. '혁신'이라는 차별화 요인도 제공한다. '미래'라는 꿈과 연계된다.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고, 미래를 제시하며, 고용을 창출하고, 결정적으로  잘 버는 회사, 그게 멋진 회사다. 테슬라는 엄청 멋진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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