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한 편의 글을 쓰는 마음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데 계속 글을 쓰는 이유

by 심신


한동안 뜸했던 브런치에 한 달 전부터 매주 한 편씩의 글을 올리고 있다. 꾸준히 올리다 보면 반대로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도 생기겠지. 실제로 매주 좋아요를 눌러주는 눈에 익은 닉네임도 있다. 내 글이 올라왔다는 걸 알아서 의리로 눌러주는 건지, 글을 읽고 정말 좋아서인지, 아니면 짠내 나는 일상에 대한 조용한 응원인지는 알 수 없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다음 글을 또 준비한다.


처음에는 매 주 금요일마다 글을 게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해가 되자 본업이 바빠졌고, 2주 전부터는 업로드 요일을 슬쩍 일요일로 옮겼다. 처음에 스스로와 약속했던 요일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찜찜했지만, 그래도 한 주를 넘기지 않고 글을 올렸다는 사실에 애써 초점을 맞췄다.


고작 다섯 편의 글을 쓰고 나니 이번 한 주는 그냥 미뤄도 되지 않을까, 나 자신과 타협하고 있다. 이런 미루기의 타협은 이제 지겹다. 언제나 이 타협에서 지는 사람이기에, 메모장을 켜 생각나는 문장들을 일단 적어본다. 보통 어떤 주제로 쓸지 고민하다 보면 금세 목요일이 된다. 업로드 일인 일요일에는 글 생각을 완전히 잊고, 월요일이 되면 다시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또 목요일이다. 금요일 퇴근 후에는 한 주 동안 애쓴 나 자신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를 주고 싶어진다. 그렇게 토요일이 된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길이 없다’를 되뇌며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가야 한다. 집에 있으면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주도 카페에 갔지만 노트북을 챙기지 않았다. 깜빡한 건 아니다. 그냥 쓰고 싶지 않았다. 본업에서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사업계획서를 쓰다 보니 내 안의 아이디어와 글자가 고갈되었다. 내 안의 검열관은 변명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이건 변명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 그냥 쉬고 싶었다.


아무도 강제로 글을 쓰라고 시키지 않는다. 이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왜 이렇게 글을 쓰려고 애쓰는 걸까. 아마 ‘작가’라는 호칭은 너무 거창하고, 그보다는 ‘계속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 주에 한 편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 주에 한 편의 에세이를 쓰지 못하면 나는 더 이상 쓰는 사람이 아닌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이미 충분히 많은 글을 쓰고 있다. 일상에서는 사업계획서와 회의계획서, 회의록과 안내문을 쓰고, 집에 돌아오면 일기를 쓴다. 공적인 글과 사적인 글을 가리지 않고 매일 문장을 만든다. 그럼에도 매주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 건, 내 안에 자리한 깐깐한 검열관 때문이다.


이 검열관은 좀처럼 결재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냥, 일단’이라는 말도 허용하지 않는다. 또, 이번 주처럼 글쓰기를 건너뛰려고 하면, 그 검열관은 내가 쉬고 싶다는 마음을 알아채고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압박을 준다. 결국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깐깐한 시선을 견디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시선을 견디기 위해 쓰는 글쓰기는 분명 괴롭다. 하지만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완성하고 나면 이번 주도 내가 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우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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