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무 이야기 17
시무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새로 구했다.
평일 아르바이트도 그만두었던 차에, 영화를 보러 갔다가
'스텝 모집'이라는 문구를 보고 물 흐르 듯 지원했다.
평소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처음 배정받은 일은 팝콘 콤보 등을 판매하는 것이다.
한 커플이 마늘 팝콘 콤보를 주문했다.
한국인 여자는 시무와는 한국어로 대화했고, 외국인 남자와는 영어로 대화했다.
그 여자는 시무 또래로 보였다.
나도 유학 갔으면 저렇게 유창할까?
현금을 받고 팝콘을 내어 주면서 시무는 계산대에 서 있는 자신이 초라해졌다.
저녁 8시, 시무의 근무 시간이 끝났다.
옷을 갈아입으면 시무는 더 이상 영화관 직원이 아니다.
영화관 1층 입구에는 개봉 중이거나 개봉 예정인 영화 팸플릿이 놓여 있다.
그것들을 감상하며 미리 영화를 예상해보는 일은 즐겁다.
시무는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전단지를 챙겨 A4 파일에 넣었다.
'나도 혹시나 언젠가는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살짝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