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의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에필로그 - 삶으로 배우고, 다시 살아내는 나의 이야기

by 심우연

오래전 나는,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버겁기만 한지 알지 못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부딪힐 때마다

내 안의 깊은 어둠이 동시에 흔들렸고,

그 흔들림이 곧 나의 부족함이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곤 했다.


하지만 이 여정을 써 내려오며

나는 오랫동안 외면했던 진실을 마주했다.


내가 약해서 무너진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너무 오래 버틴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삶을 끌어안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텨냈다.


때때로 지난날을 돌아보면

어느 장면은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아프고,

어느 장면은 내 어린 마음이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에도 나는 외면하지 않았다.

그 모든 순간을 바라보았다.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치유가 시작된다는 걸

이 긴 여정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연재를 끝까지 써 오며

나는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상처는 그저 아픔만으로 남지 않는다.

그 상처 너머의 나를 발견하게 하고,

다시 일어설 힘이 되어 준다.


아이들에게 바라던 회복과 사랑은

결국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과거의 무게를 등에 지며 걷는 사람이 아니라,

그 무게를 이해한 마음으로

한 걸음씩 가볍게 걸음을 옮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삶.

누구에게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도 괜찮은 삶.


연재는 여기서 멈추지만

나의 배움과 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매거진 '삶으로 배우는 심리학'에서

나는 여전히 배우고, 흔들리고, 다시 서며,

그 여정을 이미 조금씩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지나온 시간들을 천천히 돌아본다.


언제나 내 곁엔

이 글을 읽어주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 덕분에 나는 멈추지 않았고,

쓰다 지쳐 흔들릴 때도

다시 키보드 앞에 앉을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이 길을 묵묵히 응원해 준

나의 소중한 친구에게도

조용히 마음을 전한다.


당신의 내일이 조금은 덜 아프고,

부디 이 시간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

나는 당신의 회복을 믿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내 딸들에게.


그동안

어린 마음으로 견뎌야 했던 날들을

살아내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 힘든 시간을 지나

이렇게 잘 자라 준 너희가

엄마는 늘 고맙고,

또 미안하다.


엄마가 먼저

다르게 살아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