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고 있던 나의 약함과 마주하다

우연히 시처럼 :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by 심우연

나는 강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강해져야만 했던 사람일 뿐이다.


아이들을 지켜야 했고,

끝까지 이를 악물고 버텨야만 했고,

무너지면 안 되는 현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삼키고

약함을 숨기고,

두려운 마음의 떨림을 꽁꽁 묶어두고 살아냈다.


겉으로는 강해 보였지만,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내 안의 약함은 점점 작은 바람에도 울고 있었다.


누군가 나를 가볍게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바로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한번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내가 주체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나를 꼭꼭 숨고,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약함을 드러내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절박함이 있었다.


이렇게 취약했던 내가

어떻게 다시 일어났는지

나 자신조차 아이러니하다.


어떻게 그 약함을 다잡고

스스로를 그토록 밀어붙였을까.


아마도 '엄마'라는 이름에 주어진

초인적인 힘 아니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나의 약함을 어찌해야 할까.


내 안의 약함은 점점 소외되고

부서지고 지쳐갔다.

점점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강해져야만 했던 이유도,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현실도

모두 이해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점 더 약해져 가는 나를

어떻게 붙잡아야 할지 몰랐던

막막함이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내 약함이 얼마나 외롭게 무너지고 있는지

차마 바라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시는

실직하자마자 나 자신과 마주했던 시간 속에서

처음으로 약함을 시로 표현했던

삶의 밑바닥에 가까운 기록이었다.


그러나 나의 약함을 바라보는 일은

무너짐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였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그 메시지를 외면한 채 버티기만 하면,

마음은 더 깊은 어둠으로 꺼져버린다는 것도.


그래서 오늘,

그때의 나에게서 건져 올린 한 편의 시를

조용히 꺼내어 본다.


힘을 내느라 잃어버렸던 나를,

이 시 안에서 다시 만난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나의 약함은 점점 멀어진다

소외된 그늘 속에서

홀로 작아져 간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부서진 약함은

내 안에 쓸쓸히 누워

숨을 고른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지쳐가는 약함에게

나는 외면하고 말았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나의 약함을 어찌해야 할까


심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