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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15. 2024

하루 기록_714

2024.07.14(일)


여름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눈물이 난다. 친구들과 1박 2일로 서울 관광을 다녀온 것, 토요일에 가족들과 잠시 카페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한 일이 없다. 여권을 신청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김금희 작가의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를 완독한 것만이 내가 휴가 동안 이룬 일이다. 너무도 소박하지만 그나마 한 일이 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사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니까. ― 나는 종종 자괴감이 들 때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의외로 도움이 된다. ―


저녁으로는 스파게티를 먹었다. 형제가 만들어 주었다. 휴가 동안 밥보다 면을 더 많이 먹었다. 칼국수, 라면, 스파게티까지. 엄마는 뭐든 알차게 먹은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발 뭐라도 좀 먹으라고 내게 말하는데, 나도 배고플 때는 뭐든지 찾아서 먹는다. 귀찮아서 거를 때가 많을 뿐이지. ― 그럼 챙겨 먹는 게 아닌 건가? ―


휴가 내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해로운 생활에 익숙해졌다. 일찍 잠들기가 힘들어서 한참을 뒤척거렸다. 날은 너무 덥고 잠자리는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잠들긴 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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