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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20. 2024

하루 기록_719

2024.07.19(금)


출근하면서 '사람 마음이 날씨처럼 변덕스럽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세상을 휩쓸어 버릴 것처럼, 온 세상을 흠뻑 적시던 빗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맑은 하늘과 화창한 햇살이 들이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낮에도 살갗에 닿는 햇볕이 뜨거웠다. 일정 기간의 장마가 지나고 무더위가 찾아왔던 우리나라 기후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이상기후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다. 인류의 멸망은 인류 스스로가 자처하게 되리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와닿는다.


다행히 회사는 한가한 편이었다. 다음 주가 월급이니까 잘 버텨보자고 생각했다. 회사는 항상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지만 잊을 만하면 특별 상여금이 입금되어서 망설이게 된다. 회사생활은 고달프고 상사들은 꼴 보기 싫지만 그래도 월급의 맛은 달콤하지 않은가. 요즘 LP와 CD에 관심이 간다. 레코드플레이어는 생일 선물로 받았고, 비싼 레코드판도 조금씩 구매 중이다. 내게 관심 있는 쇼핑은 책과 음악 분야인 듯하다. 사치스럽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걸 위해 일하고 돈 버는 거지 싶다. ― 물론 내가 아직 자취를 하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 나를 위한 취향의 소비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니까.


이번 주도 잘 버틴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는 건 지겨운 일이라는 말을 매일 하지만, 살아 있기에 책도 읽고 노래도 듣고 글도 쓰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 그런 사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 물론 그만큼 괴로움과 분노와 수치스러움과 외로움과 우울감도 요동치는 삶이긴 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최대한 잘 살아보자는 게 나의 유일한 삶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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