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첫 글이 뭐라고!
보고, 듣는 것들로 가득한 공간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다.
아침에 알람 소리에 깰 수도 있고,
열어둔 창문 너머로 들리는 새소리에 깰 수도 있다.
누군가에겐 매일 지나는 길 위에 간판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연결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잠시 쉬어가려 둔 벤치는 나에겐 쉼이 되고.
소통을 원하는 예술가에겐 공연장이 된다.
지금도 수많은 소리가 가득한 공간을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아 내가 좋아하는 집중이 잘 될 것 같은 음악을 듣고 있다.
책을 옆에 두고 책 리뷰를 위해 목록이 보이는 페이지를 펴두고 있다.
내 키보드는 무소음이지만, 내 귀엔 탁탁탁 큰 소리로 이어폰 너머로 소리가 들려오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야간 모드로 켜둔 모니터를 색을 정확하게 봐야겠다며 조금 전 원래 화면으로 바꾸고 나니
눈이 부시다.
오늘처럼, 햇살이 눈이 부신 날이면, 눈도 부시고, 반짝반짝 마음도 부신다.
애써 마음을 다독이며 사무실 안에 앉아 눈치 보지 않고 딴짓하기 좋은 날이다.
보스의 부재는 언제나 활력을 준다.
일상을 이렇게.
지금을 살아간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버킷리스트에 한 줄 주욱 그어둘 만한 한 가지를 이룬 것이다.
그 이후에 첫 번째 나의 브런치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한다.
그 쓸데없는 생각을 하느라 열 흘이 흘렀다.
아깝다. 뭘 얼마나 잘 써보려고 고르고 고르는지.
잘 쓰고 싶다던 그 마음이 다듬어진다.
내가 쓰고 싶은 걸 쓰자 하고.
매 번 지금의 현실보다 저만치 앞서가는 마음을 다독여 데려온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커져가는
마음과 생각을 현실 앞에 끌어다 놓은 다음에야 무언가를 진짜 시작하는 것이다.
지난 열 흘동안 난 어디까지 갔을까.
일단 돈 걱정 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그 어딘가에 있었다.
지극히 현실 긍정으로, 지금의 일상으로 돌아오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바람 빠진 풍선을 손에 꼭 쥐고
그 어딘가를 향해 오늘의 한 걸음을 일상에 둔다.
아침에 나의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일상의 빈칸]을 리뷰하며 적었던 글을
브런치의 첫 번째 글로 선택했다. 쓰면서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몽글몽글 기분이 좋아져서 이기도 하다.
일상의 빈칸을 채우기 위해 또는 있는 그대로 두기 위해 나의 일상에게 조금 더 친절한 내가 되기로 한다.
그리고
[일상의 빈칸]은 오늘도 그냥 지나쳤을지 모를 지구 공간의 곳곳에 잠시 머물다 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