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아이들과 외부 활동을 했어요.
작년 10월 긴 추석 연휴 기간에 남편과 단 둘이 괌 여행을 다녀왔었다.
나름 즐거운 여행이었지만 아이들만 두고 둘이서만 여행 다녀온 게 미안해서 귀국한 다음 날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이천에 있는 온천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아이들과 물놀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게 웬 걸 온천에 다녀온 직후 아이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물 속 함께 있었던 탓일까? 업체에서 나름 관리한다고 해도 수질 상태가 완벽하게 깨끗하지는 않았을 터. 두 아이 모두 구내염에 걸려서 근 2주 동안 고생 아닌 고생을 하게 되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이들이 아프면 온 가족이 생고생이기 때문에 주 양육자인 친정 부모님의 원망 아닌 원망을 온 몸으로 받아내느라 너무 힘들어서 우리 부부는 한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4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난 주, 우리 부부는 정말 큰 결심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 카페에 갔다.
일부로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틈타 오후 5시 쯤에 갔는데 예상 대로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우리 부부도 아이들도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유아 놀이 기구장에서 롤러코스터를 탐색하는 아이들]
[트럼팰린에서 균형 잡으려고 노력하는 주아]
[볼풀 장에 서있는 주원]
너무 오랜만에 키즈카페에 간 탓일까? 처음에는 약간 경계하며 조금 소극적으로 놀잇감을 가지고 놀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표졍은 밝아지면서 즐겁게 놀기 시작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놀게 하고 싶어서 미끄럼틀에도 데려가고 트럼팰린에도 데려 갔는데 처음 몇 분 동안만 흥미를 가지다가 이내 가만히 앉아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놀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편백나무를 가지고 노는 주원]
주원이가 편백 나무를 가지고 놀 때 주아는 남편과 함께 한 동안 색칠 공부하면서 놀고 있었다.
우리 딸 주아는 색연필이나 형관펜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항상 동그라미만 그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작은 손으로 가족들 그림을 그려서 엄마 아빠를 흐뭇하게 할 날이 곧 올거라고 믿는다.
주아가 그림 그리는 장면을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지만 부녀지간에 소중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2시간여 동안 아이들과 키즈카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오랜만에 중화요리점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먹고 그날 하루 일과를 마무리 했다.
키즈 카페에 다녀온 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정말 큰 결심을 하고 다녀온 거라 이번에도 아프면 아마도 다시는 키즈카페에 가지 않으려고 마음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번 경험을 계기로 우리 부부에게 작은 용기가 생겼고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