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다이어트 (D-19)
어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받았다.
긴급하게 흘러가야 하는 건이라 열 일 제쳐두고 그 일부터 했는데 퇴근할 때까지 몰입하느라 가계부 작성하는 것을 또 잊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야근할 가능성을 감안하고 시부모님께 아이들 하원을 부탁하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쉬지 않고 일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내가 하루 종일 한 일이 헛일이 되고 말았다.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어 일할 맘이 싹 사라져서 가계부를 쓰기로 결정했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데 괜히 우울함만 커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할 일은 해야지.
1. 가계부
1) 3월 14일
감기가 하도 안 낫아서 계속 병원 다니고 있다. 이 놈의 약값으로 쓴 돈이 벌써 7~8만원은 된 것 같다.
원래 아침은 음료수로 간단하게 먹는데 약 먹어야 해서 매일 빵을 사먹고 있다. 근데도 왜 이렇게 기침이 낫지 않을까?
2) 3월 15일
아침 일찍 부터 무리했나보다. 너무 열심히 일했다. 점심 시간에 팔이 후들거리면서 당 떨어진 기분이 들어서 급하게 간식을 사먹었다. 간식도 원래 잘 안 사먹는데 요즘 먹는데 돈을 많이 쓰는 것 같다.
2. 감사 일기
어제 급여 인상률과 인센티브 결과를 들었다. 생각보다 인상률이 높아서 감사했고 무엇보다 엄청나게 많은 보너스를 받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어려운 프로젝트 받아도 싫은 내색 안했다.
이럴 때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월급쟁이인가 보다. 한번씩 이런 뽕을 맞아야 일할 수 있는 것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