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결혼은 선택이었지만, 고립은 아니어야 했다
결혼 후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관계가 아니라, 나 자신을 설명하던 언어였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나에게 파탄처럼 느껴졌다.
마음의 상태를 설명하자면, 견디고 버티며 하루를 넘기는 시간이었다.
육아에서도, 부부 관계에서도 나는 늘 참고 넘어가는 쪽에 가까웠다.
그럴수록 나의 공간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줄어들었다.
결혼은 두 사람의 결합이라고들 말한다.
돌이켜보면 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나는 계속 변해갔다.
임신과 출산은 몸을 바꾸었고,
관계 안에서 느낀 감정의 고립은 나를 이전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분명히 변화하고 있었지만,
그 변화를 설명할 언어도, 도움을 청할 방법도 알지 못했다.
그저 숨을 고르고 하루를 넘기는 일이 반복되었다.
왜 나는 이 사람과 결혼했을까?
내 선택은 너무 성급했던 걸까?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서둘렀을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사람을 알아보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찾아왔다.
후회는 크지 않았지만, 조용히 오래 머물렀다.
나는 내 판단에 큰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했다.
첫 아이를 낳은 뒤, 나는 산후 우울의 시간을 지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알아차리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나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혼자 감당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깊고 긴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문을 닫았고,
감정이 다치지 않을 최소한의 공간에 머물렀다.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사회 안에서는 여전히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갔다.
겉으로는 기능하고 있었고,
안쪽에서는 고립되어 있었다.
나는 사방이 막힌 상태에서, 그렇게 버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