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고 그렇게 성숙한 사회성을 가졌는가
어제는 한 시간 거리의 교육청 출장을 동료 선생님과 함께 내 차로 갔다.
차에서 두 시간을 있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한 것 같았다.
게다가 동료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셨는데, 그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무심한 발언도 꽤나 많이 한 것 같아서 미친 듯이 후회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이불킥을 몇 번을 했던가.
왜 그랬어!! 왜 그런 말을 했어!!
그냥 잠자코 듣고만 있지 그랬어!!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뱉어낸 말에 후회했던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새해 결심을 쓰는 이맘때쯤 매년 결심했던 것은 "적게 말하고 많이 듣자. 말을 예쁘게 하자"였다. 올해도 그 새해 결심을 쓰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지.
그런데! 왜 나는 어제 그렇게 쓸데없는 말을 많이 내뱉었던 것일까.
왜 매년, 혹은 매일 하는 결심이 잘 안 지켜지는 것일까.
아들들이 친구들과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속에 천불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니, 왜 저 상황에서 저런 말을 하는 거야?" 라며 그 상황과 멘트를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아들과 둘이 있을 때 "너 아까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말하면 안 됐었어. 더 좋은 말은 뭐였을까? 그 상황에 맞는 말은 뭐였을까?" 등등 코칭이랍시고 애를 붙들고 일장연설을 한다.
아들은 내가 그렇게 설명할 때마다 "알았어. 다음부턴 안 그럴게. 다음에는 ~라고 말할게"하며 받아들인다.
오늘 아침의 깨달음은,
나조차도 사회성이 온전하지 않거늘, 누가 누굴 탓하고, 누가 누굴 가르칠 것인가.
그럼에도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내가 메타인지가 좋은 사람인지라, 항상 반성하고 후회하고 다음번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한다는 것이다.(이게 무한반복인 것이 문제 이긴 하다.)
아들들도, 온전치 않은 나라는 인간의 온전치 않은 코칭을 받고,
몇 년 후에는 말을 내뱉은 후에라도 '아,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길.
하지만 엄마가 수십 년째 그렇게 애를 쓰고 있음에도, 잘 고쳐지진 않더라.
그러니, 엄마도 너희의 부족한 사회성과 너희의 부적절한 언행에 조금 너그러워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