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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릴리 Apr 08. 2021

1. 서른다섯 살 인턴입니다.

좌충우돌 인턴 일기



2020년 10월 5일, 오전 9시


오랜만에 자켓을 입고 구두를 신었다.



낯선 지하철역에 내려 출근할 사무실을 찾아서 헤매는 아침

마스크를 껴서 티가 나지 않았지만 웃음이 피식 났다.

이게 얼마 만의 출근이야..

영영 나를 불러주는 곳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대표님과 이사님을 차례로 면담하고 나서 내가 할 업무의 사수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이번 인턴으로 뽑힌 강릴리입니다.

앞으로 세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에 나는 선배의 옆자리에 앉았다.

사무직의 일이 익숙하지 않은 터라 선배에게 이것저것 물어볼 게 참 많은데, 그때마다 상냥하게 업무를 알려주고 지시해준다.


선배와 나란히 앉아 반나절쯤이 지났을까?

서로 가장 중요하고 궁금한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아, 저는 35살입니다.

선배는요?


저는 23살이에요.


아.. 저희 호랑이띠 띠동갑이네요!! 하하하.

내 나이가 소름 돋게 많다는 걸 잠시 까먹었구나.


띠동갑 35살 인턴과 23살 사수의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드라마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어쩌다가 인턴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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