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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ghtly Jun 05. 2021

주님의 마음 갖게 하소서

굳은 마음 제하시고 이 땅을 향한 주의 애끓는 맘 부으사



최근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려는 조짐이 보이면서, 내 안에서 문득문득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긍휼의 마음이 샘솟는 것을 느낄 때가 있었다. 기도 가운데 내게 느껴지던 그 마음들은 정말로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은 것처럼 거짓 없이 깊은 사랑과 긍휼이었다. 그런 마음들은 때로는 기도를, 그리고 때로는 누군가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들을 하도록 했고, 나는 되도록이면 그러한 마음들에 따라 행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다가 나는 며칠간 하나님과의 시간을 보내기를 소홀히 하였는데, 내 안에서 불평과 원망이 샘솟기 시작했다.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해요, 하나님?'이라는 질문이 내 안에서 계속 반복되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소연을 했다. '하나님, 자꾸 남들에게만 해 주라고 하시지 마시고, 저한테도 좀 그렇게 해 주세요. 그래야 제가 하나님께서 원하실 때에 기꺼이 베풀 수 있을 것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뭔가 해 주시기 전까지,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예요. 못하겠어요. 제가 너무 바보 같아요.' '하나님, 이 긍휼의 마음이 진짜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맞기는 한가요? 제가 누군가를 긍휼히 여길만한 사람인가요? 저도 부족한 것이 많은데요.'



나는 마음속에서 그렇게 하나님께 솔직한 불평과 원망과 질문을 쏟아내면서 집에 들어왔고, 여느 때와 같이 욕조에 물을 받으며 CCM을 틀었다. 유튜브의 어느 플레이리스트를 골라서, 한곡 두곡 듣던 중... 내가 이전에 잘 몰랐던 한 노래가 굳어가던 나의 마음을 후벼 파는 것을 느꼈다. '주님의 마음을 가진 자'라는 노래였다. 그 곡의 가사는 이러했다.



주님의 마음을 주님의 심장을 주님의 시선을 가진 자
상한 갈대와 꺼져가는 등불을 외면하지 않을 자 누구인가
주님의 눈물을 주님의 아픔을 주님의 애통을 가진 자
이 땅을 향하신 주님의 마음을 가진 자 누구인가 누구인가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유익을 자신의 고집을 버린 자
주님 말씀에 온전한 순종과 믿음을 보일 자 누구인가
주님의 뜻 따라 주님의 의 따라 주님 기뻐하는 그 뜻 따라
자기 부인하고 십자가 지고 주님만을 따를 자 누구인가

주님의 성령 부어주소서
굳은 마음 제하시고
이 땅을 향한 주의 애끓는 맘 부으사
무너진 교회 회복시키고
주 오실 길 예비하는
하나님의 사람 그 마음 가진 자
주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세워 주소서



한 소절 한 소절이 지나면서, 눈물이 흘렀다.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내게 주셨던 마음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깊은 애통함과 긍휼과 사랑... 내 마음이라기보다는 마치 성령님께서 전해주신 것만 같은, 그런 마음들. 하나님께서 마음 아파하시는 한 영혼을 위해서라면 내가 가겠다고, 진심으로 드렸던 기도들. 그리고 그 애통함과 긍휼로 흘렸던 뜨거운 눈물. 불평과 원망에 덮인 굳은 마음에, 멀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감정과 기도와 시간과 기억들이 하나씩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음이 다시금 녹기 시작했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은즉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그때에 내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 6:8]



그러면서 다시금 하나님께 '하나님, 사람들을 향한 당신의 마음을 부어주소서...'라고, 간절히 구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나님, 제가 제가 가야 할 길을 가고,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향한, 사람들을 향한, 당신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 사랑과 애통함, 긍휼과 자비가 필요합니다... 제가 그 마음이 없이는 도저히 당신의 뜻을 행할 수 없습니다...'



그 기도를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이기심과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뜻대로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긍휼을 더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 그 자체를 전이받는 것'이라는 것을. 



그간 어쩌면 나는
내가 하루를 살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
간절히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넘어지거나 불평과 원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내가 매일 기도로 간구해야 하는 것, 그것은 '성령님께서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마음...'



오직 성령님만이 부어주실 수 있는 하나님을 향한 깊은 사랑, 그리고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완전하신 사랑을 받고자, 이 밤 무릎 꿇고 기도하게 된다.



성령님,
제가 당신의 사랑의 마음이 없이는
주님을 따라갈 능력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굳은 마음을 제하시고,
주님의 눈물, 주님의 아픔, 주님의 애통을,
주님의 긍휼과 사랑의 마음을 매일 부어주세요.
제게 그것이 너무나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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