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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의 주식투자 체험기 <1>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다

by Brightly


"나는 주식 안 해. 어휴... 주식 같은 거 어떻게 해. 나처럼 주변머리 없는 사람이 했다가는 돈 날리기만 할 걸? 그리고 그거 한번 시작하면 계속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하잖아. 나 스트레스받아서 그런 거 못해. 아니 안 할래."



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던 내가, 드디어 주식을 시작했다. 비록 우리 사무실에서 가장 늦게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바람에 남들 다 받은 이벤트 혜택(어느 증권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한 때 주식계좌 개설하면 수수료 무료에 무작위로 주식을 한 주씩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사무실 사람들 중 많은 수가 그때 계좌를 개설했다)은 받지 못했지만.



주식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재테크에 대한 얘기부터 해 보고자 한다. '나는 돈에 관심 없어.' '나는 딱히 잘 살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그냥 버는 만큼 쓰면 돼.'라고 말하던 내가, 재테크에 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부터.


내가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략 이러했다.

노후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기치 않게 아빠가 퇴직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시에 엄마가 수술을 했다.

공교롭게 동시에 할머니도 암 진단을 받으셨다.

그에 더하여 부모님은 최근 이사를 하시면서 아파트 잔금이 남은 상태였고,

나 역시 최근 거주 목적으로 작은 빌라를 매매하여 이사를 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빚을 진 상태였다.

그리고 언제 결혼할지는 모르지만, 결혼 자금이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조금 먼 얘기이기는 하지만,) 나중에 내 아이(들)에게 내가 지금 느끼는 좌절감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공무원이라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점에 안심한 채 삶을 살아가던 나였지만, 이러한 것들을 한꺼번에 인식하게 된 순간, 나는 내가 가진 경제적 능력이 내가 지키고 싶은 것들 - 예를 들어 가족, 결혼, 출산, 육아와 같은, 어찌 보면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들 - 을 지키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직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딱히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좌절스럽기도 했다. 공무원 월급이야 뻔하고, 공무원이라서 투잡 같은 것들은 더욱 엄격하게 통제되는데... 이직을 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대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자꾸 들었다. 포기하면 편하지 않을까? 너무 막막해...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를 다잡기 시작했다.


그래, 어찌 되었든 내가 힘을 내서 움직여야 해.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해보고 바꿔보아야 해.

무섭다고, 잘 모르겠다고 하면 안 돼.

내 삶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거잖아.

다른 사람이 상황을 바꿔줄 거라고,

혹은 우연히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도 버리자.

어려우면 조금씩, 한 발씩만 앞으로 나가면 되잖아.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무언가 바꿔보자.


그렇게 나는 간신히 용기를 내, 재테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어 뭐라도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을 살아가면서 가능하면 덜 포기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결심이 약해질 때는,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을 수 있도록, 조금씩만 발전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나는 두 달가량 재테크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재테크에 대한 일반 서적부터, 돈 모으는 법, 연금저축, 주식, 부동산, 사업, 스타트업,... 그러다 보니 확실히 요즘 시대에는 적금이나 저축 만으로는 돈을 관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무언가 다른 방식이 필요한 거다. (물론 적금을 목돈을 모으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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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우선 적은 금액이나마 연금저축을 들었고, (연금저축은 일찍 들 수록 이자가 커져서 나중에 받을 수 있는 돈이 많아진다) 지출용 통장을 분할했다. 그리고 요즘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부동산 소액투자, P2P 투자 중 수익률이 괜찮으면서 안정성도 있어 보이는 곳들에 자금을 넣어보았다. 그러다가 투자에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누군가가 부동산 소액투자가 원금 손실 위험이 꽤 있으니, 차라리 REIT를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해 주었기에 부동산 소액투자에서 다른 투자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당시 읽고 있던 책 중 어떤 책에서인가 '주식은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확실히 손해'라는 말을 읽게 되었고, 허영만 님의 주식투자 체험기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서 주식계좌를 개설하였 것이다.


(나는 점유율 1위라고 하는 키움증권으로 개설하였는데, 애플리케이션이 심각하게 촌스러워서 삼성증권으로 갈아타야 하나 하는 고민만 계속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무슨 이름부터 '영웅문'이라니... 아저씨들을 겨냥한 것인가?? 내 눈에는 파란색에 디자인도 깔끔한 삼성증권이 예뻐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보니 고민만 줄곧 하는 중...)


그렇게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어언 5개월! 나는 성공담을 나눌 만큼 지식이 있거나 대박을 친 것이 아니기에, 그저 또 한 사람의 개미 투자자로서, 그리고 주린이로서, 모두가 할 법한 고민을 함께 공유하며 내 경험을 소소하게 나누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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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만큼은 진짜 나 혼자다.
(어느 책의 머리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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