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의 용기 : 프랑킨센스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선생님, 그리고 요셉.

by sincerecord

세상이라는 거대한 호수에서, 때로는 주류의 물결과는 다른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발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억압적인 환경과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변치 않는 중심과 가치관을 굳게 지켜나가는 강인한 영혼들. 적당한 타협으로 편안함을 택할 수 있음에도 자신만의 소신을 지켜며 불편함을 감내하는 사람들. 어쩌면 이 미운 오리 새끼와 같은 존재들이야말로 죽어가는 사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아닐까. 프랑킨센스는 바로 이 강인하면서도 고독한 여정을 묵묵히 걷는 이들의 변함없는 동반자이자 용기의 향기를 상징한다.


프랑킨센스는 따뜻하고 발사믹 한 온기를 품으면서도, 살짝 매콤한 생기가 스치는 오묘한 향취이다. 처음 만나는 이를 환영하듯 시원하게 마음을 여는 듯한 외향적인 탑노트. 마치 낯설지만 반가운 나를 기꺼이 맞이하는 다정한 친구와 같다. 시간이 흐르면, 다정하며 의리 있는 향조들이 서로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듯 발현된다. 다양한 향기가 하나의 조화로운 다발을 만들 듯, 물에 젖은 듯 촉촉하며 끊임없이 살아있는 식물의 생명력을 전한다. 처음의 시원함과 달콤함도 여전히 존재하나, 강렬하지는 않으나 흔들림 없는 깊은 안정감이 크게 다가온다. 프랑킨센스는 이처럼 다채로운 향취의 변화 가운데 복합적이면서도 강인한 내면을 가진 이들의 존재감을 은은하면서도 확고히 드러낸다.


프랑킨센스는 영화 ’ 죽은 시인의 사회‘ 속 존 키팅 선생님, 그리고 성경 속 요셉을 떠오르게 한다. 두 인물은 각자의 시대와 환경 속에서 미운 오리 새끼의 용기를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존재들이다.


Two roads, diverged in the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고, 나는 인적이 드문 길을 택했으며, 그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


영화의 결말은 키팅 선생님이 억압적인 시스템에 의하여 쫓겨나고, 한 학생의 비극적인 선택으로 얼핏 실패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키팅의 가르침은 남은 학생들에게 불굴의 용기와 주체적인 삶에 대한 결심이라는 지워지지 않는 깊은 잔향을 남겼다. 사회의 주류에서는 미움을 받았을지언정,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깨달음을 전달하고 간 그의 존재는 기존의 가르침과는 다르기에 신비롭고 창조적이다. 묵묵히 그러한 삶을 살아낸 한 어른의 쓸쓸하지만 강인한 뒷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프랑킨센스와 많이 닮아있다.


요셉도 마찬가지다. 형들의 배신과 노예 생활, 감옥살이라는 혹독한 역경 가운데, 자신의 믿음을 굳건히 지키며 하나님 안 형통을 누린 요셉. 그는 어떤 상황 가운데에서도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는 더 크고 선한 꿈을 꾸며, 고난을 통하여 얻은 지혜로 영혼들을 품고 지금까지도 구원의 선물을 전달하는 큰 통로가 된다. 요셉은 상처받은 치유자이자 하나님의 지혜를 간직한 인물로서, 프랑킨센스의 페르소나와 깊이 공명한다. 고난과 고통이 오고, 억울한 상황을 마주하여 하나님을 오해하고 싶은 상황들 가운데에도 감사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는 요셉의 삶은 프랑킨센스가 전하는 흔들림 없는 깊은 안정감을 전달한다.




중학교 시절, 행복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주었던 체육 선생님이 떠오른다. 엄격하고 학벌주의적인 학교 분위기 가운데, 선생님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공부가 잘 안 되어도 괜찮으니, 행복한 것을 찾으라’는 따뜻한 한마디는 나의 삶에 숨통을 트이게 해 주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하였다.


어떠한 상황 가운데에도 학생들의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사랑해 주시던 선생님. 그분의 존재는 나의 마음에 영원한 잔향으로 남아 깊이 새겨져 있다. 프랑킨센스가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처럼, 키팅 선생님과 요셉, 그리고 나의 중학교 시절 체육 선생님이 남겨주신 ‘행복의 잔향’은 내가 억압과 고난 가운데에도 나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는 귀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