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보고 싶은 친구, 로즈마리

by sincerecord

나에게 소중하다고 생각이 들고, 또 오래도록 보고 싶다고 느껴지는 친구들은 로즈마리와 많이 닮았다.


적절한 때에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되,

나의 감정과 생각을 수용해 주고 인정해 주며 위로해 주는,

잔잔한 신뢰가 쌓이는 친구.


나의 로즈마리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로즈마리의 꽃말에 제대로 간택당한 듯했다.

로즈마리의 꽃말은 ‘변하지 않는 좋은 추억’, ‘기억’, 그리고 ‘성실’이었다.


로즈마리는 소나무, 솔잎 계열의 향으로, 매우 상쾌한 허브 향이었다.

소나무의 톡 쏘는 향과 코가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은 맡는 이로 하여금 활력을 더해주었다.

상쾌하면서도 맑은 이 향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감도 가져다주었다.

또한 흐린 사고를 깨우는 등, 집중력을 향상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로즈마리는 머릿속이 꽉 막히고 속이 시끄러울 때 맡기에 좋은 향이었다.

마치 답답한 나 자신을 괜찮다고 다독여주며 마음을 진정시킨 후 슬그머니 갈 길을 비추어주는 듯한 힐링이 되는 향이었다.


꼭 곁에 친구로 삼고 싶은 안정감과 신뢰가 가는 로즈마리.

너무 직설적이며 솔직하지도 않고, 반대로 감언이설로 나를 기분 좋게만 해주는 향이 아닌,

적절한 공감과 인정, 수용 속에서 천천히 나에게 필요한 조언도 내밀어주는 그런 고마운 친구를 닮았다.


로즈마리의 이런 성향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동룡이, 그리고 성경 속 다윗의 친구 요나단을 닮았다.

친구를 넘어 진정성 있는 신뢰와 우정을 쌓아나간 동룡이와 요나단은 진심 어린 조언과 공감, 그리고 위로로 소중한 친구의 곁을 지켜갔다.


동룡이는 『응답하라 1988』 친구들 가운데 늘 유머러스하고 짓궂은 분위기 메이커임과 동시에, 가식 없는 모습으로 친구들의 고민을 귀담아 들어주었다.

덕선이가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외로워하고 낙심할 때에도, 덕선이를 챙겨주고 자존감을 세워주는 격려의 말과 조언으로 함께 성장하였다.


요나단도 비슷하다.

물론 『응답하라 1988』처럼 평화롭고 화목한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다윗의 진심 어린 친구로서 사회적 지위와 위험, 가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정을 지켜내었다.

친구와의 강한 신뢰와 희생정신으로 다윗의 생명을 지키는 데에 집중하며 영적 동반자로 성장하였다.

단순한 ‘정’을 넘어 충성이자 깊은 신뢰와 지지의 기반이 되었던 그들의 우정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꼭 또래 집단 중 누군가 힘들 때 옆에서 되려 웃음을 선물해주려 하고 애써주는 친구들이 한 명씩 있었다.

그런 친구들의 행동들이 눈치 없어 보이고 화도 나고, 괜히 유치해 보일 때가 있었으나, 20대 후반인 지금 그 친구들을 떠올려보면 그만한 선물과 위로가 어디에 있을까 싶었다.


어른이 아니기에 친구의 어려움에 정답을 찾아줄 수 없던 자신만의 한계를 이미 알았던 것일까.

그들만의 ’ 무심한 듯 순수하고 든든한 지지‘가 현명해 보였다. 어쩌면 그들이 가장 받고 싶던 위로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였다.

그들이 다른 이들에 비해 매우 성숙해져 있는 어른으로 훅 자라난 모습을 보면 괜히 미안함도 피어났다.


친구가 티 내기 전까지는 친구의 감정과 감추고 싶은 어려움은 모르는 척, 존재만으로 곁을 지켜주는 로즈마리 같은 친구는

그 어떤 지혜롭고 똑똑한 조언이나 해결책보다도 삶의 큰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


나의 삶의 온도가 그나마 데워진 것은 로즈마리와 같은 친구들의 존재 덕분이지 않았나 싶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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