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조와 절개의 잔향
거창하거나 애틋한 관계보다
늘 같은 자리에서 꼿꼿하게 서 있는 소나무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어둠 가운데 있을 때일수록
그 존재의 소중함이 더 또렷해진다.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의 묵직함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파인(Pine)은 소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다.
깨끗하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속을 시원하게 열어 주는 상쾌함을 지니고 있다.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피로를 덜어 주며, 답답한 호흡을 한층 가볍게 만들어 준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신 듯 마음을 정돈해 주는 향이다.
이 향을 떠올리면
원칙이 있고 중심이 분명한 사람이 생각난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
크게 다정하거나 살갑지 않더라도
그저 그 자리에 묵묵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은근한 따뜻함을 전해주는 사람.
지조와 절개를 지닌 듯한 그들의 태도는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여운을 만든다.
성경 속 다니엘은 파인 향과 많이 닮아 있다.
어떤 유혹과 위협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던 인물.
사자굴에 던져질 상황 앞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신념이 무엇인지 조용히 보여준다.
자신의 안위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느껴진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 역시 떠오른다.
억울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편법을 택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길을 만들어 간 인물.
강한 사람에게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따뜻했던 그의 태도는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처럼 삶 속에서 중심을 지켜내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존경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 올라온다.
그들의 존재는 마치
소신 있게 살아도 괜찮다는 작은 허락처럼 느껴진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 주는 향.
파인은 그런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