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문화/예술
코로나 이전에 미 서부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당시 북미를 처음 여행했던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많았다. 배우고 싶은 점이 있었고 서구의 기술/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놀이 공원을 좋아하는데, 미국의 디즈니 랜드는 어떻게 다른가 궁금했다. LA의 'Under Water'라는 공연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실제 영화가 눈앞에 펼쳐진듯 생생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키 3배에 해당하는 목조 장식물이 한번에 무너지기도 하고, 명작의 배경에서 타고 있는 버스 앞을 가득 메우는 홍수를 경험하기도 한다. 당시에 그 모습을 보며 '섬세하게 구현하기 얼마나 노력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디즈니 랜드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최소 8시간을 지난 후에야 보고 싶은 여행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고,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 생각이 드는 순간은 광활한 자연을 마주했을 때이다. 브라이스 캐년과 그랜드 캐년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보이는 무수한 검은 점들이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놀라곤했다. 마치 캐년 한 곳이 한 나라의 한 지역 전체를 뒤덮고 있는 듯했다. 나의 존재가 이세상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본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항상 염두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 때, 그동안의 어렵던 일들은 마음속에 담아 두지 않고 이곳에 내려놓고 한국에 돌아가 새롭게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이스 캐년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 국립공원
숙소 바로 앞에 있던 콜로라도 강에서 작은 배를 타고 살랑이는 바람을 만끽하며 복잡했던 머리를 잠시 비울 수 있었다. 마음속의 고요함 속에서 그동안 얼마나 순간적인 생각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는지 처음 인식했다.
콜로라도 강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아마 미서부 여행 이후에 바뀐 것이 있었다면 나의 존재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겸손해 질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서구의 명작, 문화/예술의 생산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