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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Oct 08. 2021

우리의 월급은,

8시간의 노동값인가, 8분의 스트레스 값인가.

월급날이 다가온다.

우리 직딩들이 항상 한달에 한번 혹은 두번씩 찾게되는 그이름..


월급을 받으며 다니는 회사는 캐나다에있다.

나는 현재 영국과 한국을 건너뛰며 살고있다.


원격으로 재택근무를 풀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코비드 이기에 가능했고, Mandatory가 되었지만, 집에 콕 박혀서, 

8시간을 풀로 온라인으로 만드는 삶이란, 항상 화장실에 갈때도, 밥을 먹을때도 온라인 Active로 상태를 맞춰놓고 다니는 삶이란,


오히려 offline에서, 한 오피스에서 얼굴보며 일하는 거보다 좀 더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받는 이 월급은,

내가 9시부터 5시까지 열일해서 8시간의 노동에 대한 값이아니고,

그 중간중간에 정말 뜬금없이 가상공간에서 다가와 예측불가한 피곤한 상황들을받아들일 나의 조촐한 뇌와 유리몸의 피곤함이 아닐까 싶다.





과장되게 말해, 소제목에서 언급했듯이 8시간이 아니고, 8분에 대한 스트레스의 값이 아닐까했지만,

 사실상 미팅이다 뭐다, 하면 몇시간이다.

(과장이 심했네)


산업혁명이 일어날때 즈음 거의 고정되다 싶이 흘러온 이 9시-5시 월급쟁이의 삶은, 근 3세기를 넘어서도 뭔가 절대값처럼 대체로 바뀌지 않는다.

심지어 전세계 인구에게 천재지변인 COVID가 우리의 삶을 뒤집어 놓았을때에도, 이놈의 루틴은 바뀌지 않았다.


바뀐건 그저, 8시간을 오프라인 회사라는 공간이 아닌,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일해야 하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몸 상태랄까.


혁명의 시기에서부터 올라온, 출근도장, 출근 펀칭은 저멀리 사라졌으나,
뜬금없이 깜박이 없이 들어오는 하루 하루의 Intense한 미팅시간과,
갑작스레 찾아온 클라이언트들의 요구조건은 차라리,

공장에 나가 출근펀칭을 찍고, 동료들과 서로 말없이 육체노동을 하는게 낫겠다 싶을정도의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회사내의 인간관계는 어떻고.. 차라리 컨베이어 벨트에서 말없이 치약뚜껑을 닫고 싶다.


그리고 문득 들었던 생각은,

내가 과연 이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노동값을 적절히 맞춰 받고 있나였다.




물론 우리가 컨베이어벨트나 자동차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고 엔진을 만들고 하는 그런 육체노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잘돌아가지 않는 우리의 작은 뇌를 커피로 적시고, 창의적이지만 창의적이지 않은 보고서들은 써내려가기 위해 받는 우리 몸의 스트레스.
모든것을 가상공간에서 조그만한 컴퓨터 하나가지고 해결해야하는 이 어정쩡한 마음과 불안의 대한 스트레스는 우리를 초단위로 불편하게 한다.


몸은 쓰고 힘들고 나면, 회복이라도 가능하다만,

가상세곙의 조그만 화면의 그 사람때문에, 보이지 얼굴로 써내려가는 키보드 워리어들의 아무생각 없이 내뱉는 메세지에 생긴 마음의 상처와 저조해진 정신력은 정말 회복이 힘들다.


그걸 우린 다들 알고 있음에도,

아직도 3세기 이전에 효율적이라며 좋아했던 점심시간에 맞춰 밥을먹고,

9시에 출근 혹은 로그인해 하루가 다시 시작됬다며, 이메일을 확인한다.

그리고 저녁 먹기전 퇴근을 하고, 다음날 9시를 위해 몸을 회복 시키겠다며, 집에가 잠에 든다.


세계가 바뀌어도 정말 바뀌기 힘든것들이 있나보다.


물론 굉장히 혁신적인 스타트업, IT 업계들은 저런건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며, 시간을 바꾸고, 장소를 바꾸고 사람을 바꿔가면서까지 "혁신"이라는 이름의 근무체계를 설립했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나 FAANG를 가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다시 밤 12시 15분에 잡혀있는 미팅을 위해서, 이불펴고, 노트북 덮고 그냥 자고 싶은 마음을 애써 뒤로 돌린체 오늘도 다시 노트북을 켠다.


그래도 비디오는 끌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초췌한 얼굴과 똥먹은 인상은 어디 보여주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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