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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Feb 20. 2022

더 이상 입 다물지 않기로 했다.

회사 내 정치질이란.....

팀워크이란, 회사란......


여러 각종 인종과 국가 그리고 각종 형형색색의 성격의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고 돈을 버는 곳인 만큼, 회사란 참으로 고통스러운 장소이면서도, 굉장한 희열을 불러오는 그런 곳이다. 


특히나, 대학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와 같은 단일민족의 사람들과 일해본적이 없는 나는, 항상 정말 버라이어티 한 국가의 인종들과 남녀노소와 일해왔는데, 딱히 그게 굉장히 나의 정신건강에 풍요로움을 가져다준다던지,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던지의 등.. 좋은 점을 찾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


왜 다들 국제적 인재가 되고 싶은 건지 살짝 이해가 안 되는 1인이다.


약을 먹고, 몸을 다스리고, 요가를 하고 인센스를 피우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너의 Sane 함을 지켜내고 있다 하루하루, 노트를 수백 번 바꿔가면서 할 일을 적어내고, 그걸 그어내며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나의 이러한 피 터지고 땀 터지는 노력은 고작 한 인간 혹은 인간들의 의해서 한 번에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참, 간사하고 나약한 이 몸뚱이.



금요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프로젝트 미팅 시간이 다가왔다.

이미 그전부터 말하기도 복잡한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이 많았지만, 점점 더 무거운 음악이 크레셴도 되는 그 정점에 다다른 날이었다. 



짧게 이야기를 후려치자면,

굉장히 치사하고 비열하게도 개발자팀의 일명 Scrum 마스터는 우리를 족두리로 후드득 후려치듯이 프로젝트 스탠드업 미팅에서 디자인팀을 내쳤다.


자세하게 다시 한번 후려치자면,

개발자들이 그저 추정 값으로 현재 우리가 그려내고 있는 Wireframe이 Final(? 진심이냐) 디자인이라고 믿었고, 그걸 토대로 지금까지 개발을 해왔다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잘못이 디자인팀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성격상, 누군가 나에게 그것도 높은 위치에서 관대함을 가지고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사원들을 지휘해야 하는 사람 (불편하게도.. 어쩌다 보니 또 남성이다.)이 나에게 직급이 낮다는 이유로, 혹은 자기가 잘못했지만, 너는 직급이 낮으니 내 말을 들으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며;

눈 깔아, 굽혀, 덤비지 마

을 시전 하면, (하 인생 참 불편하게 산다.)

정말.. 막고 싶어도, 나의 또 다른 자아.. 가 나와, 눈 깔라는 말엔 눈을 굴리고, 굽히라는 말엔 더 꽃꽂이, 그리고 덤비지 말라는 말엔 더 이빨을 들이대고 덤빈다.


이 글을 어쩌다 굉장히 우연한 계기로 보는 사람들에게 Warning을 전한다,

절대로 저렇게 하지 마세요.


왜 그게 우리 팀 잘못인지, 왜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도 우리 팀에게 물어보지조차 않았는지,

그 이유가 어디에서 왔는지, 간략히 물었으나, 


굉장히 편리하게도, 나의 질문은 대답조차 듣지 못하고, 그 시니어에게 먹혔다.

그리고 화룡점정의 한마디;

다시 이런 일이 있으면, 우리는 일 안 해, 그냥 잘못되면 잘못된대로 일 진행할 거야.


 말 그대로 잚 못되든말든, 우리는 우리가 보고 있는 그 화면대로 일을 쭈욱 밀고 나가겠다는 말인데, 이 업계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라면 저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책임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저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죄송하지만, 이글에서 나가주세요.)


디자이너는 아무리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어도,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나온 사람이어도, Iteration, 즉 반복적으로 편집 및 수정 작업이 그냥 디폴트 값인 것을 업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개발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클라이언트와 말이 바뀌고, 사정이 있어, 돈이 없어 혹은 시간이 촉박해져서 혹은 다른 사건사고 때문에 계속해서 상황과 정황이 바뀌는데, 어떻게 그냥 그것대로 밀고 나가겠는가. 


그래서 이 업계는 팀워크와, 협조 없이는 절대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다. 


그걸 다 빼 먹고 그건 모르겠고, 우리 편한 대로 우리 식대로, 우리 스케줄대로 모든 걸 하겠다는 저 태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일처리를 진행한다면 얼마나 쉬울까? 얼마나 엉망진창일까?

그 시니어가 나의 내면에서 스멀스멀 싹트고 있는 "확 그냥 눈에는 눈?"의 마음에 석유를 뿌렸다.


우리는 Jira (프로젝트 일정 관리 애플리케이션) 밖에 안 봐.

이 한마디는 

아 그래?


우리도 디자인 파일밖에 안 보는데? 를 불러일으키기에 정말 충분했으나,

당장 그 자리에서 권고사직을 받을까 (먹고살기 힘들다.) 입에서 못 나오게 내 닭똥집 같은 입술을 더 오므렸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마음을 다스리고 우리 팀에 있는 (그 자리에 휴가 때문에 없었던) 팀장과, 다른 시니어에게 장문의 슬랙 톡을 보냈다.


이런 식의 태도가 불러일으키는 문제에는,
개발자들에게 일이 이러해서 저러해서, 이런 식으로 파일을 보면 일하기가 편할 것이다라고 어르고 달래고 알려주는 게 답이 될 수가 없으며, 
이런 식의 태도는 커뮤니케이션과
그들이 우리에게 보이는 RESPECT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근 9개월간 지속되었던 이러식의 문제와 그리고 충돌이 앞으로 미래에는 저 윗 상사부터 아래까지 아주 permanent 하게 깡그리 해결되어,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보내기 전까지 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1달 전에 퍼포먼스 리뷰할 때 너무 말을 직접적으로 이모티콘도 없이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흠. 웬걸 저건 이모티콘을 붙이고 말고를 떠나서 뭔가 불난 집에 부채질이 아니라 폭탄을 터트리는 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그냥 내 혓바닥을 물고 무시하는 게 나을까 했다. 


아니다.

내가 입 다물 어버리면, 하루하루가 굉장히 짜증 나고 힘들겠지만, 조용하겠지. 

그럼 그다음은? 

그 그다음은? 평생 그때 그날 나편하자고, 내 이 한입 먹이자고 했던 행동이 어떤 식으로 나비효과가 되어서 폭풍이 되어서 다시 날 쪼아댈지 알 수가 없다. 


평생도록 그들이 이 회사에 있고, 그리고 다음 회사에 갈 때까지도, 그들은 이런 식의 태도와 Disrespect가 너무나도 습관처럼 몸에 새겨져 다른 곳에 가서도 이럴 것이다. 그들이 은퇴할 때까지.

아니다 은퇴하고 나서도, 그 자리와 그 정신과 태도를 이은 그다음 시니어들이 똑같은 짓거리를 반복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렇겠지

그게 그렇게 까지 생각할 일이야?


그렇게 까지 생각할 일이다.

우리가 그렇게 까지 생각하는 그런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선진국에 말대꾸도 못했을 것이고, 일제 치하에서 말도 안 되는 푸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면,

여성의 권리, 노소의 권리는 얼어 죽을. 선거권은, 민주화는 얼어 죽을.


밥 먹고 사는 게 중요한데 저딴 게 우리 입에 밥을 넣어준단 말인가? 

글쎄, 


저렇게 까지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또 올림픽을 나가고, 금메달을 따오고, BTS가, 아미가 항상 동북공정 짓거리를 해대는 중국에 한마디를 하고, 거기에 세계가 주목하고, 우리의 아픔과 불편함에 주목하고, 민주화가 자리 잡고, 독재정치란 암과 같은 존재라고 낙인찍힌 것이고, 남녀는 평등해야 정상이고, 성소수자들도 그냥 헤테로 섹슈얼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인간이라고, 그렇다고 그런 것이라고,

그렇게 힘들게 자리 잡은 것이다. 



아.. 정말이지, Vocal 한 사람

목소리 큰 여자,

드센 여자...... 굉자히 Pushy 한 그런,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커리어를 힘들게 바꾼 이 시점에서 또다시. 또또 다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상황을 Deep 하게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고 총대 매고 앞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만은.


근데 내 팔자가 그런가 보다.

내 성격이 이러니 어딜 가서도 그럴 건가보다 라고 생각하다가도


회사 정치란 정말 뭣같음에도, 나 같은 사람이 있어서 있어서 그래도 좀 누군가에게는 재밌는 것 아닌가?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한다. 


다음 주 화요일,

나는 되지도 않을 포커페이스를 장착하고, 웃으며 또다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우리 팀 리더에게 답을 받아낼 것이다.


그리고,

포폴도 다시 준비해야지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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