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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Oct 09. 2020

아테네. 그리스 신화가 시작되는 곳.

[추억여행 꺼내기] 신혼 배낭여행기 

[추억여행 꺼내기] 신혼 배낭여행기 (2011. 10. 5 ~10.30)[추억여행 꺼내기] 신혼 배낭여행기 (2011. 10. 5 ~10.30)

언제나 사진첩을 꺼내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코로나 시대에 잠자고 있는 하드웨어를 꺼내어 추억의 사진들을 보며, 즐거웠던 한 때를 회상해 보는 것은 기분 좋게 만든다. 그래서 잊고 있었던 신혼여행의 추억을 오랜만에 끄집어 내어보려 한다.


유학시절 만난 아내와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2011년 6월에 도착해서 상견례하고 8월 20일 날 결혼을 하였다. 2달 만에 초고속으로 이루어진 결혼이었다. 다시 학업을 위해 L.A.로 돌아와야 했기에 시간이 촉박하였기 때문이었다. 신혼여행은 2박 3일로 결혼식 후 가평 펜션에서 보내고, L.A.로 돌아오는 비행기 편에 신혼여행 겸 유럽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내가 나보고 여행 일정을 짜보라고 했지만, 오랜만에 한국 와서 집안일도 돕고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 결국 계획을 짜지 못했다. 결국 출국 전 한 일이라고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보낼 2박을 위한 호텔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L.A로 돌아올 비행기 티켓을 예약한 것뿐이었다. 24박 25일의 일정이 아테네에서 보낼 3일을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깨닫게 된 것은 결혼하고 나니 계획을 짜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아마 아내와 함께 있어서 MBTI의 P의 성격이 저절로 드러난 것 같다. 아내도 같은 P라서 잠시 다퉜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여행 책 2권을 사서 아테네에 도착해서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우리 같은 부부는 아마 별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성격 덕택에 여행은 서로가 가장 잘 맞는 부분이 되었다. 서로 일정에 묶이지 않아서, 내일이라도 몇 박 며칠을 여행 가자고 하면 바로 짐을 싸서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였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동안 여행을 참 많이 하였고, 미국을 횡단하여 토론토로 운전하여 온 것도 여행이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차 안에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많이 하기에 부부간의 애정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10월 6일 새벽 2시에 그리스 아테네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공항 트램이 아직 운행하기 전이라 새벽 5시까지 공항의 커피숍에서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아테네에서 배를 타고 지중해를 가로질러 이스라엘에 가볼까 하다가 선박 운항이 중지되었다는 것을 알고 포기했다. 그래서 아테네에서 터키로 방향을 잡고, 평소 가장 가보고 싶었던 산토리니는 가보자라고 의견 일치를 보고, 터키 보드룸에서 그리스 코스 섬으로, 코스 섬에서 산토리니로 가는 배를 예약하였다. 오늘 계획은 여기까지. 호텔에 도착해서 아테네 이후의 일정을 논의하기로 하고, 트램을 타고 아테네로 향하였다.

교과서에 나오는 파르테논 신전에 왔다니 꿈만 같았다. 아크로폴리스 산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그리스의 오래된 원형 경기장, 테스형의 주무대인 아고라 광장, 극장과 신전들을 보면서 몇 천년 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전기 공구들도 없는데 이렇게 멋진 건축물들을 만들 수 있었는지, 그 당시의 문명에 감탄사가 나왔다. 그리고 아크로폴리스 산을 오르면서 왜 그리스인들이 그리스 신화를 만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평평한 대지위에 우뚝 솟아 있는 아크로폴리스는 신비로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왠지 신이 있을 것 같은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곳에 아테네 신을 모시는 파르테논 신전은 고대 건축물의 걸작임에 분명하다. 여기서 바라본 아테네 시내의 전경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유럽에 처음 가본 나는 책과 인터넷에서 소매치기와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도끼눈을 뜨고 소매치기와 바가지를 안 당하려고 조심, 또 조심하였다. 그리고 북미와 다르게 그리스에서는 호객행위를 하였다. 점심때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던 중 레스토랑 밀집 지역에서 서비스로 잘해 주겠다면서 한 점원이 자신의 가게로 안내하였다. 콜라를 서비스로 준다고 하였다. 조그만 콜라 값이 그 당시로 3-4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엄청 비싸게 느껴졌다. 콜라를 이렇게 비싸게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자리에 앉아 라자냐와 칼라마리, 그리고 커피를 주문하였다. 맛있게 먹고 계산을 하려고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웬걸 빵 값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도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3유로 보다 더 비쌌던 것 같다. 갑자기 바가지 썼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다. 그리고 점원을 불렀다. 그리고 따졌다. 빵을 주문하지도 않아서,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했는데 왜 계산서에 넣었냐? 며 한참 동안 실랑이를 하다가 매니저가 와서 없던 것으로 해 주었다.


저녁때쯤 똑같은 일이 생겨서 다른 테이블을 돌아보니 다들 빵을 먹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고 점심때 점원에게 화를 내었던 것이 갑자기 미안해지기 시작하였다. 빵은 주문하지도 않았기에, 북미에서처럼 서비스로 제공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리스에서는 빵은 자동으로 나오고, 돈을 내야 하는 것이었다. 바가지 안 당하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애꿎은 점원에게 따지고, 오히려 내가 바가지를 씌운 격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그 식당의 점원에게 사과하는 바이다.  


다음 날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신티그마 광장, 오모니아 광장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리카베투스 산에 올라 야경을 보았는데, 로맨틱한 분위가 환상적이었다. 여기서 아테네의 야경을 보며 저녁을 먹었는데, 선선한 지중해 바람과 더불어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아테네는 다시 가보고 싶은 곳중 하나가 되었다. 다음 목적지는 터키 이스탄불로 가기위해 들른 테살로니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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