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만 하면 가족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인가?
레비스트로스(Levi-Strauss)는 가족을 이렇게 정의한다.
"결혼에 의해 형성되고, 부부와 그들의 결혼에 의해 출생한 자녀로 구성되지만 다른 근친자가 포함될 수 있으며 가족 구성원은 법적 유대, 경제적, 종교적 그리고 그 외의 다른 권리와 의무, 성적 권리와 금기, 애정, 존경 등 다양한 심리적 정서로 결합되어 있다."
가족은 레비스트로스의 정의처럼 결혼만 하면 가족이 될까?
결혼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가족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정의는 대부분 자라온 가정 안에서 형성된다. 막연히 자신이 경험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그것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또한 결혼을 하면 처음으로 가족을 만들기에 모두가 서툴다는 사실이다. 많은 경우 결혼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나면 집, 아이들 교육, 재정, 상대방 가족들의 행사들을 사업체처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즉, 존재보다는 '해야만 하는 일'에 몰두가 되기 십상이다. 해결해야 할 삶의 문제는 바로 앞에 있기에 서로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린다.
하지만 가까운 관계일수록 일보다는 관계를 항상 먼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부 갈등과 자녀 갈등에서 대부분 여기서 시작된다.
'가족'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부부에서 가족으로 만들어 갈까?
우선 가족에 대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건강한 가족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첫 번째로 건강한 가족은 행동과 존재를 분리하며, 존재에 대한 비난을 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서로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데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들이 거의 없다.
네 번째로 서로의 성장을 위해서 격려하고, 부정적인 인식에서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하는데 힘을 쏟는다.
다섯 번째로 현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과거의 상처와 미래의 불안으로 오늘을 잡아먹어버리지 않는다.
여섯 번째로 고통을 없애는데 집중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장점들에 집중하고 그것을 누린다.
이 모두는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된다.
대화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대화가 아니다.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듣겠다는 의지가 필요하고, 동등한 존재로서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해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사람이 바뀌는 때가 있다. 그것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진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존재가 수용된다는 것을 경험할 때 사람은 바뀐다. *여기서 상대방의 폭력적인 행동까지 수용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라왔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어떻게 행복을 느끼는지 등 한 인간이 한 인간을 이해할 때까지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면 서로의 성장을 위해 응원하고 격려하는 가족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