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비평 사이
브런치의 에디터가 추천한 글을 보았다. 그 글을 보고 내가 폭력을 당한 것처럼 힘들었다.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댓글을 남겼다.
그 글은 A 씨에 대한 글이었다. 그 사람이 대학원 논문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서 그의 인생이 실패라고 말한다. 그가 천재인데 그에 대한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먼저 누구를 위한 기대인가라고 묻고 싶다. 누구보다도 힘든 사람이 그 사람일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박사학위는 삶의 문제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이 그의 삶을 대변하거나 그 사람의 존재가 아니다. 그런데 왜 그 사람의 인생을 실패라고 말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인생의 실패와 성공은 오직 그 자신만이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를 끌어들여 한국 교육 시스템을 비판한다. 한국 교육 시스템이 각 개인의 특성에 맞게 교육하지 못하는 부분은 많다. 그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누구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공교육도 각 개인에 특성에 맞게 교육하는 교육은 없다. 공교육이기 때문이다. 좀 더 개인의 특성에 맞게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비판을 하려면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될 것을 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사람이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지 않는 이상 공개적인 글로 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 폭력은 거둬야 한다.
연예인, 공인도 마찬가지이다. 연기자면 연기에 대해서 비평하는 것은 그의 전문 직업이기에, 또 대중의 판단을 먹고사는 직업이기에 그 직업을 선택한 이상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 연기자의 인생에 대해, 사생활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의 사생활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 사람이 책임지면 될 뿐이다. 마찬가지로 공인이라면 그가 실제로 한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비평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직업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판단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가 실수하기에 공인이면 자신의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면 될 뿐이다.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폭력이다.
가까운 친구, 가족, 연인에게도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불편하다면 그 불편한 말과 행동에 대해서만 말하자. 그 사람의 존재를 판단하는 것은 폭력이다. 모든 생명과 마찬가지로 사람은 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사랑해서 하는 걱정이라면 판단하지 말고 응원해주거나 내버려 두자. 자기 인생을 살도록. 가뜩이나 힘든 누군가에게 그가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더 무겁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누군가의 인생을 판단하고 싶다면 사후에 그의 인생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하자.
누군가의 존재를 판단하는 것은 폭력이다.
누군가의 존재를 판단하는 글도 폭력이다.
폭력은 없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