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을 벗고, 나를 입다] 프롤로그

가장 어두운 곳에서 들린 내면의 목소리

by Sinclair

저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거나 특별한 재능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했습니다. 20살부터 29살까지, 육군사관학교 4년의 생도 생활과 이어지는 5년의 장교 생활, 도합 9년이라는 시간 동안 군복을 입은 군인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길을 '안정적'이기 때문에 잘한 선택이라 말합니다. 흔히 말하는 직장에서 잘릴 위험이 없는, 즉 해고라는 개념이 없기에 꾸준히 들어오는 월급과 노후 연금을 생각하면 그 말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찬란한 청춘이었던 20대 시절의 제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선명히 기억날 만큼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을 성장하게 만들고, 저만의 가치관을 뚜렷하게 만들어준 시간은 그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부딪혔던 순간들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통 속에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비로소 저는 외부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된 채 오직 제 자신의 내면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발견한 진짜 나의 목소리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그 순간순간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처음으로 '진짜' 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행복한 걸까?",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

이러한 질문들이 켜켜이 쌓였고, 하나씩 답을 찾으려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찾아낸 답들은 하나로 모여 어느새 단단한 가치관이 되었습니다. 20대 청춘을 바친 군 생활 9년은 저에게 단순한 경력이 아닙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싶은지를 처절하게, 그리고 누구보다 솔직하게 깨달을 수 있었던 수행의 시간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고민의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길일지라도, 그것이 내면의 목소리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저는 이 깨달음만을 믿고 9년의 세월을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주인인 삶에 배팅했습니다. 그렇게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비로소 제가 진정으로 원하던 삶의 행복을 누리며 오늘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함께 이야기하게 될 3가지 방향성


이제 군 생활을 통해 확고하게 정립한 저만의 철학과, 사회에 나와 새롭게 느낀 통찰들을 엮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특히 진로의 불확실성 앞에 서 있는 분들, 혹은 이미 정해진 길 위에서 공허함과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제 경험을 빌려 행복한 삶을 위한 3가지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남이 아닌 '나 자신' : 우리 인생의 주인을 되찾는 일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태어나 각자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누구의’ 인생인지 정확히 알고 살아가야 합니다. 한번뿐인 인생인데, 남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바로 우리 인생이기 때문에 그 주인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즉, 우리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와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왔습니다. 저의 경우, 9년이라는 시간 동안 군대라는 거대한 조직에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살았습니다. 때로는 옆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타인의 이야기가 무조건적인 정답인 양 쉽게 휘둘리기도 했습니다. 점차 자연스럽게 제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타인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생의 기준이 ‘나 자신’이 아니라 ‘옆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은,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핸들을 쥐고 있는 것이 나인지 타인인지 의식적으로 경계하며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2. 사고과정 순서의 전환 : '무엇을'보다 '어떻게'가 먼저여야 하는 이유

학창 시절부터 우리는 ‘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받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년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을 적어 넣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대부분 부모님이 바라는 것 혹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항상 ‘무엇이 되어야 할까’라는 직업이라는 관점에 매몰된 채 살아갑니다. 저 역시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몰랐을 때, 남들이 안정적인 직업이라 말하던 장교가 되기 위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매년, 아니 어쩌면 매 순간 고민했습니다.


이 길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길이 맞을까?


군복을 입은 9년의 세월 동안 수차례 어둠 속에서 깨달은 결론은 ‘사고과정 순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될 것인지 정한 뒤에 어떤 인생을 살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결론을 먼저 내리고 '무엇'을 할지 찾아야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 싶은지 정의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은 허탈할 만큼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가치관이 탄탄하게 자리 잡힌다면 수없이 마주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이처럼 행복한 삶을 위한 두 번째 제안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에 먼저 답하는 것입니다.


3.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 내면의 목소리를 지배하는 의무감 경계하기

어떤 분들은 이미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삶의 방향도 잘 정한 것 같은데, 왜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은 것인지 물으실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저는 여러분께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과연 그 삶이 정말 여러분만의 선택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생각보다 타인이 심어준 '오래된 의무감'에 지배당하기 쉽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는 이런 게 잘 어울려",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라는 조언과 참견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외부의 기대는 아주 오랫동안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아, 어느 순간 그것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우리는 바로 이 지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주변의 시선이 만들어낸 나의 모습, 그리고 그 의무감에 지배당하는 순간 우리는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마지막 단계는, 내면의 소리에 아주 솔직하게 마주하며 가짜 소망과 진짜 나를 분리해 내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프롤로그이기에 많은 이야기가 생략되었지만, 앞으로 이어질 글에서는 차례대로 지극히 주관적이고 생생한 경험들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공감'과 '용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남들이 아깝다고 말하던 그 9년을 포기하는 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는 그 불안과 고민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 주변 친구들에 비해 늦거나 잘못하고 있는 건 더욱 아닙니다. 오히려 힘들게 느껴지는 지금이, 여러분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에 제 글이 작은 위로와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 화 예고: 왜 '잔소리'를 들으면 하기 싫어질까?


학교를 열심히 다니던 그 시절, 우리는 누구나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막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려던 찰나, 방문 너머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너 또 공부 안 하니? 얼른 숙제해야지"


그 순간, 정말 신기하게도 조금 전까지 숙제를 하려고 했던 충만했던 의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강한 거부감만 남습니다. 왜 우리는 그때 그 시절, 어머니의 말 한마디로 인해 숙제가 하기 싫어졌을까요? 단순히 어렸을 때의 사춘기 반항심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게을러서일까요?


다음 1화에서는 제가 어린 시절 느꼈던 이 작은 불편함의 실체를 추적해 보려 합니다. '숙제'라는 일상의 소재를 통해, 우리 내면에 깊게 뿌리 박힌 '자기 결정권'과 '주체성'의 본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