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머니의 숙제하라는 소리에 왜 그렇게 반항심이 들었을까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유독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까지 모두 마치고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놀다 집에 들어오니 오후였습니다. 신나게 놀았으니 기분 좋게 마음을 먹고, 숙제를 하기 위해 의자에 딱 앉았던 바로 그 찰나, 약속이라도 한 듯 어머니께서 방문을 열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들, 이제 신나게 놀았으니까 숙제해야지?"
그 순간, 기가 막히게 제 마음가짐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방금 전까지 '이제 진짜 숙제 좀 해볼까' 했던 의욕은 온데간데없고, 말할 수 없는 짜증과 괜한 반항심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숙제를 하기 위한 책 대신 서랍에 있던 게임기를 꺼내게 만들었습니다. 분명히 기분 좋게 하려던 숙제였는데, 왜 어머니의 "숙제해라"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순식간에 모범생에서 반항아가 되었을까요?
성인이 되어 주변 사람들과 이 일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니 이건 저만의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이 익숙한 경험 속에서 '우린 그때 왜 그랬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 주변에서는 말이죠.
우리가 느꼈던 그 반항심의 본질은 사실 '숙제를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어머니의 말씀으로 인해 나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당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본능적인 거부반응이었습니다. 내 의지로 시작하려 했던 행동이 타인의 지시로 인해 '남이 시켜서 하는 일'로 전락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에서 무언가를 결정할 수 없는 구경꾼으로 밀려났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이 시켜서 하는 수동적인 상태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주 어린 꼬마 아이조차 숙제를 하더라도,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과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명확히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우리 내면에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씨앗'이 이미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고민을 하며, 그 답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사랑, 우정, 행복, 진로 등 수많은 종류의 고민을 말이죠. 그중에서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위해 더 높은 성적,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부를 쫓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고도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 목표가 그 사람이 진정으로 원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숙제해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처럼 타인의 목소리에 떠밀려 도달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체적인 삶은 위인들이나 할 수 있는 대단한 혁명이 아닙니다. 오늘 저녁 메뉴를 정하는 사소한 일조차 다른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잠깐 멈추어 살피고, 선택의 원인이 '나 자신'임을 의식하는 아주 작은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이 작지만 소중한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수시로 떠올리며 의식해야 합니다.
어렸을 때의 불편했던 그 추억 하나가 다 큰 성인이 된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 삶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주체적이고 싶어 하는 존재였다는 사실을 말이죠.
자, 이제 유년 시절의 우리가 스스로에게 가르쳐준 이 본능을 삶의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들은 정말 당신이 원해서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누군가의 잔소리에 등 떠밀려 앉아 있는 것입니까?
행복한 삶을 위한 첫 번째 걸음은 거창한 계획이 아닙니다. 지금 내 삶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 핸들을 쥐고 있는 손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손에 힘을 주고 있는 의지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꼬마였던 우리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 어머니께 느꼈던 그 본능적인 저항감을 이제는 우리 인생을 잠식한 타인의 말 한마디에 보여줄 때입니다.
어린 시절의 소소한 반항심인 줄로만 알았던 이 '수동성에 대한 거부'는, 성인이 되어 군대라는 거대한 조직과 만났을 때 삶을 통째로 흔드는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30명의 부하를 거느린 한 조직의 리더였지만, 정작 제 마음 하나 움직이지 못했던 그 시절의 솔직한 고백을 이어가려 합니다.
제2화. 30명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내 마음은 움직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