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찾아오는 숨 막히는 막연함
세상의 많고 많은 지식도
타인과 쉽게 가까워지는 비법도
꿈을 찾고 이뤄내는 과정도
과거를 잊고 사는 방법도 몰라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일 때가 있어
수백 수천 가지의 모르는 것 투성이
나조차도 나를 모르고 남들도 날 몰라
셀 수 없이 많은 가면을 꺼내쓰면서
정작 내 얼굴을 똑바로 본 적이 없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실제 내 모습이 아니듯
보고 듣고 느꼈던 내 기억이 사실이 아니고
네가 봐온 익히 아는 내가 내가 아니라면
깨달은 순간 너는 나를 뭐라고 정의할까
나는 나를 어떻게 마주할까
시신경을 타고 들어온 정보의 조합
고막을 울리며 전해지는 목소리의 파동
마음이라 불리는 곳에서 느껴지는 감각
이게 나의 전부라기엔…
문득 낯선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질식할 듯이
억지로 한가득 입안에 욱여넣은 밥처럼
답답함이 얹힌 채 현실을 느리게 소화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