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즈음, 사주를 봤다. 사주에서 말하길, 나는 역마살이 엄청 강하다고 했다. 그래서 해외에서 살면 아주 잘 될 팔자라고. 해외에 나갈 일도 꽤 생길거라고 했고, 기회만 있다면 꼭 나가서 살라고 했다.
초등학생 때, 아빠 회사에서 복지 차원에서 자식들을 해외 여행을 보내준다는 것에, 아주 어렸던 나는 더 큰 세상이 궁금해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부모님은 걱정하셨다. 나는 고작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아무리 옆에 지도해주는 선생님과 다른 언니오빠들이 있다고 해도, 아직은 아이니까 엄마아빠랑 떨어지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도 나는 눈을 빛내며 가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8살 인생 처음으로 중국에 다녀왔다. 그리고 그 먼 경험은 아직까지도 내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곳에서 만난 친구와 여전히 연락을 하며 지내고, 그 때 중국의 분위기가 어땠고, 나는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난다.
대학생이 된 후,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녔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 다른 문화를 알아가고 싶다. 처음엔 가기 편하고 값이 저렴한 동남아를 갔다. 모든 게 꿈같았던 인도네시아 발리, 발리 화산으로 잠시 들르게 된 아주 작은 섬 롬복부터 야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홍콩과 마카오, 바퀴벌레가 나오는 침대에서 잤던 말레이시아를 여행했다.
그 후엔 전공이 스페인어인지라, 어쩌다보니 스페인 유학을 준비했다. 스페인에서 거진 9개월을 살고, 유럽이란 유럽은 거의 돌아다녔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마르게리타 피자 이탈리아, 우박을 맞으면서도 루브르 박물관에 갔던 프랑스, 내 마음 속에 영원히 잊지 못할 별로 남은 포르투갈, 추웠지만 예뻤던 헝가리와 한국인이 참 많았던 체코, 예술의 천국이었던 오스트리아, 그리고 나의 제2의 고향이 된 스페인. 그것도 아쉬워서 스페인 바로 밑에 있는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사하라 사막에 가기까지 했다. 마치 컴퓨터 배경화면 같았던 사막의 그 한 장면과 나를 태워다주던 낙타와 쏟아질 듯한 별들을 기억한다.
여전히, 나는 매년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바다가 아름다웠던 필리핀과 음식이 너무나도 맛있는 베트남, 정갈한 일본을 다녀왔다. 그리고 내 인생 최고의 여행지가 된 호주까지. 이번년도 겨울엔 신혼여행으로 미국 뉴욕과 멕시코 칸쿤에 가기로 했다.
여전히 부족하다. 나는 계속 해외에 나가고 싶다.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외국인과 말을 하고, 탁 트인, 넓은 세상을 알아가보고 싶다. 내가 다녀온, 모든 나라들은 내 마음 속에서 하나의 별이 되어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그 때 그 순간을 세세하게 기억할 순 없지만, 그 때 함께 했던 사람들, 그리고 뇌리에 강하게 박힌 한 장면, 온도와 냄새, 사람들의 웃음들은 여전히 기억한다. 잊고 싶지 않아서 연신 찍어댄 사진들도.
언젠가 해외에 나가서 살게 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내가 주도적으로 그걸 해내던, 아니면 가야해서 가게 되던. 평생 여행하고, 평생 다른 것들을 경험하고 싶다. 내 마음에 별들을 수없이 수놓아, 나만의 아름다운 은하수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