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음식
만두, 감자전, 육회. 모두 우리나라 음식들이다. 피에로기, 플라츠키, 타르타르. 폴란드의 만두, 감자전, 육회다. 처음 폴란드 식당에서 먹었던 것이 ‘플라츠키’였는데, 비주얼을 보고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어, 이거 감자전인데..?’ 하얀 소스에 찍어먹는 것만 빼면, 플라츠키는 감자전 그 자체였다. 덕분에 한식을 맛볼 수(?) 있어서 행복하긴 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살을 에는 듯 추웠던 크리스마스 당일, 우리는 시내의 한 폴란드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피에로기, 타르타르와 생맥주 2잔을 시켰다. 그 날도 한식을 먹고 있는 듯 아닌 듯, 긴가민가한, 친밀하면서도 의아한 기분을 느끼며 음식을 먹었다. ‘피에로기’는 위에서 보고 옆에서 봐도, 어디서 봐도 만두였다. 이게 만두가 아닐리가? 맛은 우리나라 만두와는 조금 달랐지만, 만두피 안에 고기를 넣은 것은 똑같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만두피가 더 얇다는 것. 또 폴란드에서는 만두피 안에 고기뿐만 아니라 치즈와 감자, 과일을 넣기도 한다. 타르타르는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타르타르의 원조는 폴란드인데, 원조 나라에 걸맞게 정~말 맛있다. 쫄깃쫄깃한 식감하며, 감칠맛은 기본이고, 곁들여진 노른자를 터뜨려서 먹으면 고소함까지 함께 느껴진다. 우리나라 육회의 상위버전 같다. 이외에도 아직 맛보지는 않았지만 ‘플라키’라고 하는 내장탕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국밥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플라츠키
타르타르
피에로기(고기)
피에로기(치즈&감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러시아에게서 나라를 빼앗긴 설움이 있던 나라, 아우슈비츠가 바로 떠오를만큼 너무나 많은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나라, 폴란드. 그들의 역사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닮았다. 역사만큼이나 음식도 닮았다. 이탈리아의 피자와 파스타, 프랑스의 디저트와 베이커리, 스페인의 빠에야와 타파스,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 독일의 소세지, 오스트리아의 슈니첼 등.. 정말 많은 유럽의 음식들이 있지만, 한식과 이토록 닮은 음식을 가진 유럽의 나라는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있다. 특히나 피에로기는 마트에서 가공식품으로 파는 것도 정말 맛있어서 맛별로 도전해보고 있다. 타르타르도 남편이 집에서 해줬는데, 폴란드 고기는 정말 신선하다. 고기의 질이 좋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요새 바지가 안 맞는 이유가 뭔가 했더니 한국에서보다 여기서 더 잘 먹고 있어서였다. 마트 물가가 외식 물가에 비해 상당히 저렴해서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것이 더 좋고, 심지어 물건들의 품질도 좋아서 식료품 천국이라는 생각도 든다. 폴란드 사람들은 매일 하루에 필요한 만큼의 장을 보고 요리를 해먹는다고 하길래, 나도 집 앞에 있는 비에드롱카(폴란드의 마트)에서 매일 물건을 사오니 요리도 더 신선한 음식들로 할 수 있어서 좋다. 지금 우리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폴란드 마트에서 파는 고기들과 빵들이 너무 싸다는 것이다. 삼겹살이 한 팩에 4천원, 빵 하나에 천원인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여기서 잘못 하다가 살찌는 건 시간 문제인 것 같다. 좋은 점은 과일과 채소들도 아주 저렴하다는 것. 한국에서 비싸서 못 먹는 것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사과가 하나에 5백원이다. 폴란드에서 사는 동안 과일은 정말 많이 먹고 가야겠다.
지금 폴란드는 최고기온이 영하 10도, 최저기온이 영하 14도일만큼 극한의 추위를 달리고 있어서, 날이 조금 풀리면 다른 폴란드 음식점에 가서 도장깨기를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