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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고양이 Apr 13. 2020

이상한 사진

Selfie

저는 이상한 시도를 해보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면, 예전에 교수님이 사진으로 봤을 땐 가치가 없는 사진이라고 했던 사진은 셀피 과제였어요. 저를 나타내는 사진을 찍어오라길래 그냥 찍을까 하다가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 사진에 서명을 했지요. 그런데 그림에는 물감으로 서명을 하잖아요?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빛으로 서명을 하기로 했지요. 피우고 있던 담뱃불로 셔터를 열고 렌즈 앞에다 대고 제 서명을 했어요. 몇 번인가 시도한 끝에 결국 어렴풋이 알아볼 수준은 되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고, 그걸 과제로 제출했다가 혼난 거죠. 정말로 사진이라고 할 수가 없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래요. 사진으로서는 가치가 없어. 이건 그러니까... 제 롤라이로 제 롤라이를 찍고 싶었어요. 저는 안 나오고요. 그래서 핸드폰 카메라를 전면 카메라로 바꿔서 번쩍 들고 롤라이를 비추면서 거리 잘 맞춰서...


설명도 의도도 참 복잡하지요.

Selfie.

교수님은 이 사진에도 A를 주실까요?

https://www.instagram.com/p/B9_YVFEHvr6/?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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