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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고양이 Jun 04. 2020

빛이 지나간 자리

Passing light.

아주 외로운 밤이었어요.


그냥 문득 눈물이 나서 엉엉 울면서 밤길을 걸었어요. 그냥 그럴 때 있잖아요? 갑자기 우울해지고 외롭고 뭐 그런 날. 걷다가 육교를 만나서 난간에 걸터앉아 그냥 멍하니 시간 보내는 중이었어요. 시간은 계속 가서 새벽이고, 참 추웠는데 별 상관없었어요.


그러다가 카메라를 들었어요. 앉은자리 옆에 카메라를 잘 세우고 셔터를 꾹 누르고 있었어요. 셔터를 열면 카메라 안에서 작은 기계들이 자글자글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요. 그 소리라도 들으면 좋을까 싶어서 옆에 두고 사진을 찍었어요.


빛이 지나간 자리들이에요.

Passing light.

역시 우울해야 사진이 잘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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