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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May 08. 2020

그리고 자꾸 어리광부리고 싶다.

그냥. 근래 있었던 불쾌하고 엉망인 일 이야기 하면서 그래그래 토닥토닥 같은 거 자꾸 받고 싶다. 오싹하다. 정신차려야지. 약점을 보이고 관심을 끄는 건 좋은 방식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해로운 일이다. 원래가 정이 많고, 원래가 남에게 좀 잘 기대는 성격이긴 하다. 그러니까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너무 차갑게 되는 걸 조심하듯이 나는 너무 상대에게 달라붙으려는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 정신을- 차리자-!!!! 


마구 울거나 위로를 구걸하고 싶다. 끔찍한 생각이군. 나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못된 버릇이 있어서 그런식으로 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습성이 남았어. 


그렇게까지 오래 붙들고 생각할 일이 아니고, 대단히 화낼일도 아닌데 곱씹는 건 나도 뭔가 인정하기 싫은 모종의 욕구가 있는게 아닐까. 뭔가 바라는게 있는지도 몰라 나도 모르게. 아니 나는 계속 화내고 있긴 했다. 그건 결국 남의 관심을 끌 소재로 내 불행까지는 아니고 사소한 나쁜 일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뭐가 되었든 타인에게 징징대는 것도 별 거 아닌 일을 오래 곱씹는 것도 (그게 꽤 별 것이더라도, 어떤 종류의 모욕을 당했을 때 자꾸 생각해봐야 별 의미는 없다.)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냥 잊어버리자. 


하지만 그게 모욕이긴 했구나 .음 그치 모욕적이지. 그래서 오래 화가 났나봐. 하지만 속이 풀릴때까지 상대에게 퍼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할 말을 했으면 거기서 끝내야지. 아무튼 그래, 모욕이네 그거. 그래 뭐. 모욕을 겪을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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