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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름 Jul 08. 2018

[해외취업]싱가포르 입국거부에 대해 들어봤나요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일어나는 청천벽력

*브런치 독자가 500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국 거절에 대한 이야기. 도시 전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에게도 '닥칠 수' 있으리란 건 쉽게 간과했었다. 거의 모든 경우(잘 알지 못하나, 인터넷 상에서는 입국 거부를 당해도 추후 그 나라에 입국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확실하지 않아 글로 적지 않겠다.), 한번 입국을 거부 당하면 기록이 남아 다시 싱가포르에 돌아오기 어렵다. 공항 심사대에서 입국을 거부 되기 때문에,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없다.

0) 실제 겪은 외국인의 질문.

http://www.expat.com/forum/viewtopic.php?id=680108

1) 실제 겪은 사람의 증언.

http://www.hankookchon.com/shop_contents/kin_read.htm?kin_code=kin&idx=39820&page=1&category=00000000&all_search=%EC%9E%85%EA%B5%AD+%EA%B1%B0

2) 실제 겪은 사람의 증언.

http://www.hankookchon.com/shop_contents/kin_read.htm?kin_code=kin&idx=37358&page=1&category=00000000&all_search=%EC%9E%85%EA%B5%AD+%EA%B1%B0

3) 실제 겪은 사람의 증언.

http://www.hankookchon.com/shop_contents/kin_read.htm?kin_code=kin&idx=46359&page=1&category=00000000&all_search=%EC%9E%85%EA%B5%AD%EA%B1%B0%EC%A0%88

4) 실제 겪은 사람의 증언.

http://www.hankookchon.com/shop_contents/kin_read.htm?kin_code=kin&idx=43338&page=1&category=00000000&all_search=%EC%9E%85%EA%B5%AD%EA%B1%B0%EC%A0%88

5) 실제 겪은 사람의 포스팅

http://omnibusstory.com/39

6) 외국인들도 피해갈 수 없는 싱가포르 입국 거부 이야기

https://forum.singaporeexpats.com/viewtopic.php?t=109636


관광비자로 구직하기 위해 입싱하는 이들은 꼭 주의해야 하는, 입국거절이라는 변수.

나 또한 작년에 관광비자 홀더 상태로 입국을 시도했다. 치앙마이에서 1주일 푹~퇴사의 단꿈을 즐기다가 싱가포르에 밤비행기로 도착. 새로운 도전, 새로운 모험을 마주치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갖고 혹시 몰라 '왕복 비행기 티켓' 과 '게스트하우스 예약 확인 바우처' 등을 프린트해서 손에 쥐고 있었다. 90일 무비자 협정을 맺은 상태기에, 별 의심 없이 68일 후에 싱가포르를 나간다고 적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88일 후에 싱가포르를 떠나 한국으로 가는 티켓을 소지하고 있었다. 입국 거부고 거절이고 모두 남의 일처럼 느껴졌고, 우연히 몇 번 읽은 글들은, 운없는 이들의 썰 정도로만 치부했었다.


 그런데 깐깐한 싱가포르 입국 심사관이, 내가 68일 후에 나간다고 적은 페이퍼를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밤비행기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햇던 상태여서 비몽사몽했는데, 갑자기 내 얼굴을 아무 말 없이 빤히 들여다보며 인상을 쓰는 그녀의 얼굴에 잠이 확 달아나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은 갑작스레 현실로 나타나, 그녀는 갑자기 폭포수 같은 질문을 내뱉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ㅁ68일이라니? 너무 길게 체류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느냐.ㅁ

음?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두번째라서, 오래 있고 싶어서 그렇게 체류날짜를 잡은 것 뿐이다.

ㅁ너는 뭐하는 사람이냐. 직업이 무엇인지 말해달라.ㅁ

학생이 맞다. (직장인이라고 하면 이것 저것을 요구할 것 같아서 둘러댔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를 잠시 쉬고, 지금 이 여유로운 기간을 즐기고 있다. 

ㅁ네 비행기표를 지금 체크해봤는데, 너는 68일 체류가 아니고 88일 체류라고 적혀있다. 왜 아까 68일 체류라고 이야기를 한 거냐?ㅁ

.....잘못 이야기 했다. 여행하면서 싱가포르에서 잠시 쉬면서, 싱가포르를 나갔다가 다른 나라에 들른 후 돌아오려는 계산 중 착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잘 못 말한 것 뿐이다. 



 이렇게 작은 나라에 3개월 가까이 체류를 하러 온, 아무 연고 없는 20대 한국인 여성. 심지어 88일 체류이면서 68일 체류로 신고를 한 정황이 조사 중 확인 된 상황. 의심을 잔뜩 산 나는, 거의 한 시간 동안 입국 심사관의 날카로운 질문 세례에 시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 것도 같다. 그 후, 입국 심사관은 한참 시간이 걸린 조사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질문에 제대로 대답했으니 풀려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 데 그것도 잠시. 제복 입은 공항경찰관(?)들에게 끌려가서 공항 줄서는 곳의 옆쪽 오피스에서 2차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역시 똑같은 질문들 투성이였다. '입국 목적'. '싱가포르 내 아는 사람들의 유무.' '소지한 돈의 액수'. '입국 후 계획'. '현재 직업 및 하는 일' 등, 내가 싱가포르에 입국해서 어떤 일을 벌일지, 어떤 골칫거리를 가져올 지에 대해 신중하게 탐색했다. 하하........


 너무 걱정이 된 나는 다리까지 덜덜 떨면서 이를 꽉 악물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함부로 그 사람들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최대한 당혹감과 불쾌감을 감췄다.

 억지 미소를 띄우면서 '동일한' 답변을 주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또한 그들이 원하는 정보는 모두 건네줬다. 왕복 티켓, 내 신분증, 게스트하우스 바우처 등등. 

영어도 못 알아듣고 어버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처음 듣는 싱글리쉬가 고통스러울만큼 어려웠지만 죽어버린 두뇌를 힘껏 풀가동하여 격식 있는 어조로 또박또박 내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나서, 마음씨 좋아 보이는 인디언 싱가포리언 아주머니에게 마지막으로 

'혹시나 해서 물어본다. 내가 무언가를 잘못 한 것이냐....?' 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 분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섬뜩한 한 마디를 남겼다.

'오, 아니아니. 베이비. 넌 잘못한 게 없어!

 하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든지 우리 나라에 들어오려는 외국인들을 입국 거절시킬 '권한'이 있단다.'


장장 한시간 반에 걸친 조사를 다 마쳤다. 열 손가락의 지문을 다 찍고, 따로 사진을 찍혔다. 후들거리는 몸을 바로잡고,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후덥지근한 싱가포르의 밤이 얼굴에 확 열기를 뿌렸다. 내 몸만한 캐리어를 끌고 공항 버스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아직도 멍해서,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확 봉변을 당한 기분? 긴장이 풀리자 반작용으로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렇게 버스에 몸을 뉘여 차창 밖을 바라보자, 아름다운 보름달과 그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야자수 잎이 휙휙 옆을 지나갔다. 보랏빛으로 물든 신비로운 싱가포르의 야경이 펼쳐졌다. 그 후 위용을 드러낸 마리나베이샌즈와 싱가포르 플라이어. 그때 처음, 싱가폴 내에서의 구직활동이 절대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고. 슬픈 예감은 얼마 되지 않아 사실이 되었다.


언제 끝날까 이 고통받는 터널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취업하고 알게 된 사실인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싱가포르에서 입국 거부를 당한다.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외국인들도 매한가지. 언급하고 싶지 않은 여러 이슈들 때문이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들의 경우는 조사의 강도가 더욱 높다.

 따라서 싱가포르 내 불법 취업 및 불미스러운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성별 구분 없이 목적이 불분명해보이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거절하는 일들은 앞으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싱가포르 내에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이 되지 않아 잠시 한국에 갔다가 싱가포르에 재입국을 시도한 두명의 한국인 20대 남성들(나의 지인의 친구들)도 입국 거부를 당해 돌아오지 못했다. 여성들도 마찬가지. 입싱하여 구직했던 지인의 경우. 지갑에 당장 돈이 얼마 있는지를 열어서 '증명하라'라는 명령까지 들었으며, 핸드캐리한 캐리어를 '지금 바로 열어서 소지품을 모두 보여달라'라는 지시까지 겪었다고 한다. 돈이 얼마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서 더 나아가, '지금 통장에 든 돈의 액수'를 공개하라라는 말까지. 


싱가포르에 들어오려고 하는 순간부터, 쉽지 않은 문턱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 요즘이다. 입국 거부를 당했어도 어차피 다시 다른 나라에 갔다가 시간이 흐른 뒤 돌아오면 되는 것 아니냐고? 싱가포르를 포함한 대부분의 외국은 '일단 돌려보낸 뒤 나중에 정당하게 입국하려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라는 권고로 끝날 수도 있지만, ' 대부분 지문- 얼굴 인식 기록까지 남긴 채 영구적인 입국 거부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도 입국시 어마어마한 질문 공세를 퍼붓고, 툭하면 사무실로 끌고 가서 심층 조사를 한다거나 하는 것으로 악명 높지만. 점차 싱가포르도 미국처럼 장기 여행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을 지키기 위한 절차이니만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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