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정 Jun 09. 2023

바람의 말

바람의 언어가 있다면

내게 가르쳐 주세요

나의 비밀을 모두 담아볼 테니

쉽사리 열지 못한 맘의 옹이를 깨고

뼈아픈 사연 전해줄 테니

바람의 말

바람에 전해 듣거든

이녁,

고개 끄덕여 그 모습

바람에 실어주세요


누가 먼저였든

어디서 시작되었든

알 수 없는 유래는 상관없이

바람의 말 그 끝에는

기다리는 이녁, 있을 거라서

서툰 옹알이 담아 띄웁니다.

눈물로 싹을 틔운 그리움이

따라가거든

허나,

아파하지 마세요.

눈물의 답장은 사절합니다.


바람의 언어를 알고 있답니다

쉽사리 알아채지 못할

어렵고 비밀스런 말로

마음을 감추고 싶다면

바람의 말을 배우세요

사무치는 사연

아무도 못 듣게 하고 싶다면

소리쳐도 이내 흩어지고 사라질

바람의 말을 추천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여름 밤의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