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묘였던 첫째 고양이의 이름은 샤샤이다. 임시보호 하던 곳에서 부르던 이름이었고 7개월령의 고양이라 새 이름을 주자니 환경의 변화도 적응이 어려울 텐데 이름까지 바뀌는 혼란을 주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샤샤'라는 이름이 너무나 어울린달까. 케이지를 열고 집안에 첫발을 내디딘 샤샤의 울음,
"미야~아오옹"
나는 목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다. 얼굴은 못 알아봐도 목소리는 알아듣는달까? 무튼 샤샤와의 첫 대면은 고양이가 케이지 밖으로 몸을 빼는 것과 동시에 들린 울음이었다.
"미야~아오옹" 소리는 단숨에 나를 매료시켰다.
병아리는 삐약삐약
강아지는 멍멍
오리는 꽥꽥
고양이는 야옹야옹...
그런데 미야~아오옹? 지금처럼 고양이의 소리에도 개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이었다. 게다가 소리는 맑으면서도 너무 높지 않았고 '이제부터 여기가 내집이냐옹?'이러는 듯 들렸다. 낯설어하면서도 겁먹거나 당황한 기색은 없었다. 마치 당연히 와야 할 곳에 이제야 당도했다는 듯이...
집사와 살아주고 있습니다(1)
나는 고양이다. 그렇다고 한다.
사람들은 나를 샤샤라 부른다. 부모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 후로 유년시절 같은 그런 기억도... 내겐 사람 같은 기억력은 없으니 말이다.
기억이 시작되는 곳은 임시보호처다. 베란다 창이 널찍한 집이었는데 7마리의 친구와 다른 종 한 마리가 있었다. 그 다른 종이라 하는 강아지는 사람들이 오면 무릎에 오르거나 공을 던져주면 물어와서 간식을 얻어먹곤 했는데 우리(고양이) 입장에선 영 체면이 말이 아닌 놈이었다.
어느 오후, 식사를 마치고 햇빛 가득한 창쪽에 자리 잡고(제일 좋은 자리는 딴 녀석에게 빼앗겼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늑한 자리다.) 낮잠을 자고 있는데 낯선 방문자가 둘이나 왔다. 둘이 닮은 구석이 있는 머리 긴 사람 여자와 중저음의 사람 남자다.
나는 소리에 민감한 고양이다. 모든 고양이가 그렇다고 하면 달리 할 말은 없지만 나는 좀 더 소리에 민감한 고양이라고 해두자. 나는 사람 남자의 목소리가 맘에 들었다.
얼마 전부터 임시보호 집사는 나에게 이제 좋은 곳에 가게 됐다고... 잘됐다며 간식을 따로 챙겨주기도 하더니.. 그 시간이 됐구나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