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나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서 산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미 지나간 일들을 다시 돌아본다는 것을 굉장히 두렵고 무섭다고 느꼈다. 이미 해버린 선택을 다시 물릴 수도 없는 데다 그때 내가 생각했던 최선의 방법이었는데 다시 돌아본다는 것은 내 선택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혼이 진행되면서 나는 내 선택들에 의문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복기하기 위해 일상을 나열해 보기 시작한 게 글을 쓰게 된 이유라고 볼 수 있겠다, 세상의 부부 세 쌍 중 한쌍이 이혼이라는데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공감 같은 것도 느껴보고 싶었고, 어떤 문제점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삶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기 위한 글을 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아닌, 그때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었고 어떤 선택들은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었고 다음에 비슷한 경험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겠다는 내 나름대로 삶의 기준과 방향성을 만들어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가끔 돌아보는 시간이 괴롭고 우울할 때가 많다, 대부분은 후회나 실망 같은 감정들이 나에게 따라온다 그때 그러지 말걸, 그때는 이렇게 해볼걸, 그때 그 말을 내뱉지 말걸 하지만 그때 그 말과 행동을 함으로써 나에게 돌아온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감정적으로 내 내면을 깎아 먹지 않고 내 자존감을 지키며 당신과 나의 거리를 가늠하게 만들 어떤 것들 말이다
나는 에세이라고 글을 쓰고 있지만 어쩌면 이건 에세이라기보다는 내가 감추고 싶었던 감정이 담긴 일기장일 수도 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 자신만의 일대기 일수도 있고 누군가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편지 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써오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돌아보고 충분히 후회하고 별다를 게 없었음을 인정하고 이보다 더 힘든 일은 없을 거야, 내가 이렇게 견뎌냄으로써 나는 한걸음 더 성장한 거야 라면서 내 마음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본다 유하게 흔들릴 여유가 없다 흔들렸다 제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나는 그냥 더 단단해지련다 꺾이지만 않는다면 언제나 일상으로 금방 돌아올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게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