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27)
초코 막대 과자 만들기 도전
모처럼 주말에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이가 유치원에 친구들과 쓸 종이를 사야 한다고 해서 잠깐 나갔다 오려고 했다가 비가 많이 내려 별수 없이 다음을 기약한다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빠 비는 왜 내려요?"
"구름 속에 수증기라는 물방울이 떠다니는데 그 물방울들이 많이 모여져서 무거워지면 비가 내려요."
저기압 고기압까지 설명하기에는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거 같아서 그냥 만다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가 심심해해서 지난번에 샀던 초콜릿과자 만들기를 꺼낸다 대접에 따듯한 물을 담고 초콜릿을 중탕을 시키면서 아이를 부른다
요즘은 만들기도 편하게 나왔다
"공주님 심심하면 오늘 이거 한번 만들어봐요 친구들도 나눠주고 하게."
지난번 마트에 가서 산 초콜릿과자 만들기 키트를 찬장에서 꺼내온다 요즘은 뭐든 만들기 쉽게 잘 포장되어서 나온다
초콜릿이 부드럽게 녹자 가위로 위쪽을 잘라 내고 초코를 막대과자에 입혀 접시에 하나씩 올려주면 아이는 토핑을 작은 스푼으로 떠서 과자의 모양을 만든다 눈이 초롱초롱 해져서 금세 잘 만들어 낸다 튜브형 초콜릿은 딸기맛 초콜릿 인가보다 쭉쭉 짜서 예쁘게 과자 위에 입힌다
검은색도 아니고 갈색도 아닌듯한 바탕에 색이 여러 가지 입혀진 토핑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굳기 시작하는 초코에 단단히 붙어서 이제 초코와는 다른 톡톡 튀는 맛을 보여줄 것이다
"아빠도 몇 개 먹어도 돼요?"
"우리 하나씩만 먹고 나머지는 유치원 가져가서 친구랑 먹을 거예요."
"고생 많이 했는데 두 개는 안돼요?"
한참을 고민하던 공주님이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어요 두 개 먹어요 저도 두 개 먹을게요."
아이가 토핑을 하는 동안 얼른 커피를 믹스커피 한봉을 타온다 접시에 딱 붙은 막대과자를 살짝 옆으로 틀자 깔끔하게 떨어져 나온다 아이와 내가 먹을 과자 두 개를 빼고 나머지는 비닐팩에 남아 냉장고에 넣어둔다 내일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려면 녹으면 안 되니까
겨우 받은 두 개의 과자 중 하나를 입에 넣어본다 달콤하고 톡톡 튀는 토핑의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믹스커피도 단편인데 커피가 밍밍할 정도의 단맛이다 비 내리는 날의 센치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든다 달달한 초콜릿과자처럼 인생이 달달하지 않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이 있으니까 한숨 쉬어 가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