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40)
공주님의 생일(1)
공주님의 생일 파티는 토요일이지만 진짜 생일은 바로 오늘이다, 작년 아이 생일에는 나도 정신없고 그래서 제대로 못 챙겨준 게 너무 맘에 쓰여 어제저녁에 퇴근하고 혼자 장을 봐왔다 새벽 다섯 시 반 아침 일찍 일어나 미역국을 끓이고 밥을 했다 선물은 이미 예쁜 신발을 하나 사줘서 끝이긴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안아주면서 생일을 축하해 주리라 마음을 먹는다
밤새 내린 비에 밖이 촉촉하다 우리 지역의 가뭄이 해소될 정도 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이틀 동안 내린 덕분에 전국의 산불도 잡혔다고 하니 다행이다 미역국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불을 끄고 가스를 잠그고 뚜껑을 잘 닫아 둔다, 밀려 있던 분리수거를 하려고 겉옷을 하나 걸치고 밖으로 나간다
부지런한 경비아저씨가 밤새 흩날린 벚꽃 잎을 쓸고 계신다 아직 바닥이 촉촉해서 잘 안 쓸리는데도 열심히 쓸고 계신다 눈이 마주치자 고개만 끄덕 인사를 하고 분리수거를 한다, 정리할 때 플라스틱만 따로 모아두어서 그냥 봉지만 탈탈 털어 버리고 비닐만 따로 다시 버리면 된다 아이가 일어났을까 봐 얼른 계단을 뛰어가듯이 올라왔다
아침 미역국
"아빠!! 어디 갔었어요?"
"공주 일어났어요? 아빠 쓰레기 버리러 갔다 왔지 어제저녁에 이야기했었잖아요 아침에 쓰레기 버리고 온다고."
"그래도 깜짝 놀랐어요."
품에 안기는 아이를 화장실로 밀어 넣는다
"얼른 씻고 나와요 아빠가 미역국에 밥 해놨으니 먹고 학교에 가요."
아이가 고양이 세수를 하고 나온다 한번 꽉 안아주고 밥상 앞에 앉혀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잠이 덜 깬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미역국을 한입 먹는다
"와 진짜 맛있어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물을 한잔따라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이야기를 한다
"공주님 아빠한테 와줘서 고맙고, 많이 사랑하고 아빠가 많이 노력할게요, 공주님도 힘내요 파이팅!"
"파이팅!"
씩씩하게 대답하고 밥을 먹는다 그동안 나는 얼른 씻고 출근 준비를 해본다, 날이 아직 흐리다 봄비는 오늘까지 내리고 그친다고 하는데 조금 더 내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차박차박 내리는 봄비를 맞고 나면 아이와 나도 한 겹 더 성장하겠지 키는 다 컸지만 마음만큼은 더 크고 싶다
물론 우리 집 공주님은 키도 더 커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