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48)

아이들은 자란다!

by 시우

요즘은 체육대회를 학년별로 하나보다, 예전에는 전 학년이 모여서 운동회를 즐겼던 것 같은데 코로나도 있었고 아이들 수도 줄어들다 보니까 그런가 보다 운동회라는 이름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OO놀이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나중에 공주님의 친구 어머니가 사진을 보내주셔서


"아... 운동회였구나."



청군? 적군?? 요즘은 어떻게 부르는 걸까?



알게 되었다, 반티를 입고 그 위에 또 빨간 옷과 파란 옷을 입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보인다 내가 어렸을 적처럼 박터트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줄다리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아이들에 맞춰서 인지 하키체로 꿀꿀 돼지 저금통을 한 바퀴 돌아 친구에게 전달하는 것도 있었고, 멀리서 공을 던져 바구니에 넣는 게임도 하고 팽이도 치고 노는 모습이 보인다


매달 아이 키를 재어 준다 120센티 정도였던 아이키가 125센티가 넘어가려고 한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키가 큰 편인 거 같긴 한데 날마다 보는 나로서는 자라는 속도가 가늠이 되지 않고 가끔 옛날 사진과 요즘을 보면서 많이 컸구나라고 느껴지는 게 대부분이다


딸기를 좋아해 마트에서 딸기 한팩을 자기가 들겠다고 자기 상체만 한 딸기 팩을 들고 아장아장 집까지 들고 걸어오던 공주님이 이제는 자기 몸만 한 가방을 들고 학교를 가고 있다 아침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다 모이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친구 엄마와 같이 학교로 출발하기 직전에 아빠품에 안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친구손을 잡고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여기까지 어떻게 키웠나 싶기도 하고 앞으로도 잘 키워야겠다 마음가짐을 다잡게 된다



영상 보내주신 어머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아내가 낸 서면이 또 도착했다, 내가 아이를 안 보여준다고 적혀있다 내 번호를 차단해서 내가 먼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이의 핸드폰 번호도 알려줬고, 학교 담임선생님이 아이 입학식 때 문자도 보냈었단다 아이 보고 싶으면 이야기하고 언제든 와서 보라고도 했었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적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가사 조사 일정이 잡혀 조만간 또 법원에 가면 그때 소상히 이야기하려고 준비 중이다


1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내는 여전히 이 모든 것을 내 탓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몰랐다, 우울증 이어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자기가 잘못한 일들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 30이 넘은 나이에 몰랐다가 답변이 과연 될 수 있을까? 사람을 죽여놓고 나는 죽이면 안 되는 줄 몰랐으니 내 죄는 없다고 하면 그 죄가 과연 없어지는 것일까?


아내에게 예전에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죽는 순간이 왔을 때 어제 못 먹은 밥이 생각날지 아니면 당신이 낳은 애가 생각날지 꼭 경험해 봐야 알겠냐고 아내는 말이 없었다 답변을 듣고자 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아내도 알아먹었으리라


공주님은 잘 자라고 있다 그리고 아내도 나와의 관계는 끝이 나더라도 아이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나도 아직도 다 크지 못했구나를 느낀다 아내도 그렇게 느끼길 바란다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송홧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하루였지만 그래도 아이가 학교 생활 잘하고 있고 건강하게 잘 커주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오늘은 더 빨리 아이를 데리러 가야겠다 그리고 오랜만에 한번 앉아 들고 집까지 타박타박 걸어와야겠다


"아빠 힘들어서 안 돼요 내려주세요."


요즘은 내가 힘들까 봐 조금 안아 들어줘도 내려달라고 하는데 더 크면 이제 진짜 못해주니 좀 더 자주 안아줘야겠다, 말은 내려달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빠 목에 매달려 안겨있을 때 행복해하는 게 느껴지니까 아이가 더 커서 못들때까지 안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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