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52)

면접 교섭 준비

by 시우

가사 조사 이후 아이의 면접교섭일이 첫 지정이 되어 실행하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솔직히 조금 걱정이다 아니 많이 걱정이다 아이가 엄마를 만나는 것은 다행이지만, 따로 살지 않고 자기 부모님이랑 살고 있는 아내이기 때문에 아내의 부모들이 의도적으로 아이에게 아빠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할까 봐 이기도 하고 아내가 약속을 지킬까 의문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사 조사 당시에도 조사실 앞까지 따라와 욕을 하고 가시던 분이라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만 가사 조사 당시에 그러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아내의 말을 믿고 아이를 보내줘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아내는 아이랑 통화하면서 펑펑 울었다, 영상통화를 하다가 더 못하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이혼하겠다고 그리 집을 나갈 때는 아이를 자기한테 보내면 죽는다고 문자까지 보내놓고 앞뒤가 다른 행태에 나는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오랜만에 매콤한 제육볶음



매일 저녁 6시 30분에서 7시 30분 사이에 아이에게 전화가 온다, 하루종일 일에 치이고 집에 들어와 아이를 케어하고 힘들어 죽는 와중에 아내가 하는 전화 목소리에 화가 날 것 같지만 공주에게는 빙긋 웃으며 공주방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공주님 엄마한테 전화 왔으니까 공주님 방에서 받아요, 아빠 옆에 있으면 엄마도 하고 싶은 말 못 할 수도 있으니까, 아빠도 밥 해야 하니까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까 문 닫고 통화하기예요?"


"네!"


엄마의 번호가 뜬 전화기를 보며 좋아하는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아내에게 분노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아이의 엄마이다, 내가 그걸 방해할 권리는 없다 조잘대는 모녀를 방안에 놔두고 문을 닫고 부엌으로 나온다


앞으로 면접 교섭을 하면서 아마도 엄마는 교섭하는 시간 동안은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볼 것이다, 하루종일 일에 치이고 육아에 치인 나보단 훨씬 더 쌩쌩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아이를 만나서 사랑해 줄 것이다 아이가 거기에 대해 엄마가 더 좋다고 할까 봐 무섭다



공주님과 주말에 우동도 한 그릇 먹었다



아빠가 키우는 동안 제대로 못 키웠다고 할까 봐 면접 교섭일이 며칠 남지 않는 지금 나는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 가지고 있던 옷 중에서 제일 예쁜 옷을 꺼내 세탁하고 다려 놓고, 유튜브를 보며 색다른 머리 묶는 방법 연습을 해본다


"아빠 힘들면 안 해줘도 돼요."


"아니 영상 보면 되게 쉬워 보이는데 어렵네요."


"친구들도 이렇게 잘 못해요 엄마들이 힘들다고 했데요."


아직은 어설픈 내 머리 묶는 모습에 아이가 위로라고 토닥토닥해 준다, 손가락이 남자 치고는 가늘고 긴 편이지만 여자들 손에 비하면 두껍고 거칠다 아이의 머리끈은 내 손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이다 그래도 얼기설기 아이 머리를 묶어줘 본다


끝이 살짝 염색물이 덜 빠져서 인지 머릿결이 뻣뻣하다 머리를 감겨주고 나와 거실에 앉아서 아이 머리를 말려주고 있노라면 윙윙 거리는 드라이기 소리와, 아이 몸에서 나는 냄새들 그리고 모처럼의 그 한가함이 퍽 좋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만져주면 손길에 따라 아이의 머리가 살짝씩 흔들린다 거울 앞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아이의 눈빛이 장난기가 가득하다


머리를 묶다 말고 아이를 한번 안아 본다 아이도 돌아서 나를 꽉 안는다


날이 더워지고 있다 아이가 엄마랑 만나는 날 나는 집에 홀로 앉아 아이 방을 정리해야겠다, 아이가 돌아오는 시간을 기다리며 이제는 여름을 보낼 준비를 슬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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