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이 아이 몸에 비해 너무 크고 무거운거 같다 ㅠㅠ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어버렸다, 토요일 오랜만에 늦잠이라도 자보자고 억지로 눈을 감고 다시 누우려고 했다가 누군가의 문자소리에 일어난다
"아침부터 누구야."
아내였다
'저 오늘 못 가요~집에서 일 도와야 해요.'
이미 2주 전쯤 법원에서 약속한 면접교섭일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문자를 하려다가 관둔다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아이가 중요한지 토요일 하루 그깟 집안일 하루가 중요한지 그게 이해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일하는 게 좋았으면 결혼 생활 하는 동안에도 좀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고 있는 아이 머리를 쓰다듬고 밖으로 나온다 이따 일어나면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난감하다, 조사 당시에도 갑작스럽게 약속을 취소하거나 하지 말라고 분명히 이야기했었는데 결혼 생활 내내 이랬다 약속은 자기 입맛대로 바꾸거나 취소한다 내가 해주는 배려들은 당연한 거고 본인이 못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지였다 조사관님 질문 중에 부모님께 혼난 적이 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자기는 부모님께 혼나본 적이 별로 없단다, 기껏 해봐야 오빠랑 싸워서 혼난 게 다라는 말에 속으로 이마를 쳤다
약속을 안 지켜도, 하고 싶은 대로만 살아도 인내하고 해 보는 법을 못 배웠다는 소리 아닌가 아내의 잘못인가 그렇게 가르친 부모의 잘못인가? 옛말에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욕먹는다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확 돼버렸다 잘 못한 사람이 욕을 먹는 게 아닌 그렇게 가르친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아내에게 화내는 걸 포기한다, 해봐야 이해를 못 하는 사람이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에게 그래도 엄마라는 사람을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해주고 싶었는데 이 첫 번째 만남부터 삐걱 대는 것을 보며 나는 또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아빠에게 엄마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자존감을 올려주려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민하는 나인데 엄마라는 사람의 그런 행동 하나가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을 무너 트린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고 비슷한 사람끼리 사귀고, 결혼하고,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돌아본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가 그래서 그런 사람끼리 만나게 된 것이 아닌가, 기분 좋아야 할 아침이 우울해진다 나도 그런 사람이었던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는 혼란스러운 아침이 되어버렸다
혼자 살았어야 할 사람이 결혼을 했다, 그건 확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