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93)

종국

by 시우
10월 10일 드디어 조정이 완료되었다



23년 10월 10일 드디어 우리는 이혼에 닿았다.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서 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무슨 마음인지 전혀 모르겠다 조정에서 소송까지 소송에서 다시 조정으로 내가 원했던 수준으로 조정이 마무리된 거 같지는 않지만 마지막으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마무리를 짓는다


판사님께서 적힌 조정문에 원고 피고의 서명과, 담당 변호사들의 서명까지 들어가면서 진짜 끝이 나게 된 것이다, 이제 결정문(?)이 작성되어 나오면 그것만 들고 구청으로 가서 신청만 하면 이제는 진짜 법적으로 남남이 되게 된다,


마무리가 되면 시원할 것 같은 느낌도 마지막까지 서로 원하는 것들 때문에 찝찝한 채로 끝나는 것 같지만 한편으론 이만하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조정문에 사인을 하고 2년여 동안 같이 했던 변호사님과 악수를 하고 법원에서 나온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에 저희에게 아쉽게 조정돼서 참 아쉽네요."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여기서 더 해봐야 의미 없을 거 같은 느낌이고요."


"맞습니다 오히려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게 좋으실 수도 있어요."



변호사님을 배웅하고 나도 차에 올라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머니에게 전화한다 이제 진짜 끝이라고 잘 마무리되었다고 그동안 아들 때문에 신경 많이 쓰셨다고 그렇게 말씀드렸다



'네가 고생했지 뭐, 그나저나 이제 다 끝났으니까 너도 니 시간 보내고 생활하고 취미고 좀 하고 그래 맨 집구석에서 애보고 일하고 그러고만 살지 말고.'



어머니는 그게 또 걱정이신가 보다 아내 만나서 일찍부터 놀지도 못하고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그렇게 살고 있던 아들이 못내 안쓰러우신가 보다 아직 40도 안된 나이가 아깝다고 하신다, 나는 그냥 아니라고만 했다 애 딸린 유부남이 좋다는 여자도 웃기는 여자 아니겠냐고 그렇게 그냥 웃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평상시보다 일찍 온 아빠가 그리 신기한지 친구들에게 아빠 오셨다고 자랑을 그렇게 한다,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아이 손을 잡고 타박타박 집으로 걷는다


왠지 모를 축 처지는 오랜 시간 앓던 이가 빠져서 인 건지, 아니면 이제는 추억조차 힘들 그녀에 대한 기억일지 잘 모르겠다


이제 각자의 길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 한때는 그리 밉던 사람이지만 남이라고 생각하니 그게 또 무슨 상관인가 싶다 이제 아내였던 그녀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길 바란다, 나보다 2살이나 어리니 기회는 어찌 보면 나보다 더 많을 것이다


아이 때문이라도 만나게 될 거라 생각했었지만 지금까지 면접교섭도 한 번밖에 안 한 것을 보면 그것 역시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냥 이제는 떠난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가끔 엄마 보는 날이 언제인지, 아니면 엄마가 데리러 오는 날이 언제인지 물어보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엄마 같은 아빠는 될 수 없겠지만, 엄마만큼 해 줄 수 있는 아빠는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끝이아닌 다시 힘차게 살아갈 시작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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