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96)

쉽지 않아

by 시우

https://www.youtube.com/watch?v=GdAlyV7LSDA

받아쓰기 쉽지 않아..






아빠의 요즘 고민이 이직한 직장에서의 업무 습득이라면, 공주님은 받아쓰기 이신가 보다 어리다고 인생이 쉬운 건 아닐 텐데 이미 모든 것을 겪어본 나는 아이의 고민이 귀여울 뿐이다 얼마 전에 학교 담임 선생님과 전화 면담이 있었다, 걱정거리가 있냐는 질문에 나는 아이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학교 생활에 대한 걱정들 보다는 아이가 어려워하는 받아쓰기나 아빠의 굵은 목소리에 발음이나 언어적 능력 발달이 좀 더딘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아버님 너무 걱정 마세요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고, 아직 요때쯤엔 다들 어려워해요 또박또박하는 애들 반에서 많지 않아요. 그래도 걱정이시면 발음 교정 학원 같은 것 있으니 다녀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그러시고는 아이랑 같이 책 읽는 거 녹음해서 학교로 가져오시거나 제 핸드폰으로 보내주시면 아이랑 같이 한번 연습해 볼게요라고 말하신다


요즘 교사분들에 대한 갑질 때문에 논란이 많은 와중에도 선뜻 고민을 함께해 주시겠다는 선생님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도 주변에 도움을 주시는 많은 분들 덕에 그래도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매달 한 번씩 돌봄 센터와 태권도에 음료수를 싸들고 간다 관장님 부관장님 사범님들 그리고 센터의 선생님들께 한 달 동안 아이를 잘 보살펴 준 것에 대한 감사이다 매일 왔다 갔다 하면서 하는 인사이지만 그날만큼은 단순 한 인사가 아니라 마음도 담아서 하려고 노력한다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까탈스러운 부모가 되기 십상인 세상이다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것 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낼 이유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아이 손을 잡고 센터에서 나왔다 담임 선생님과 대화했던 것을 공주님과 이야기한다



"공주님도 참 힘들겠네요, 받아쓰기가 힘들긴 해. 아빠도 어렸을 때 많이 틀려서 혼 많이 났지 그래도 아빠는 틀린 거 혼내지는 않잖아요, 한 번 더 연습하기만 하지."


"틀릴까 봐 무서워요 그리고 공부해도 어렵고요."


"틀려도 돼요 대신에 아무것도 안 하고 맞추길 바라면 안 되는 거 알죠?"


"네."



아이로 살기도 쉽지가 않다, 벌써 30여 년이 지나버린 내 기억 속에 어린 시절은 사실 힘들다 보단 재미있었던 기억들이 더 많지만 서도 그때의 나와 공주를 비교하기에는 말이 맞지가 않다


길을 걷다가 공주를 마주 보고 한번 꼭 안아준다 너도 쉽지 않게 살고 있구나 그 애쓰는 마음이 멋지고 멋져서 토닥토닥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다시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 추워진 날씨에 모처럼 이동식 욕조를 욕실에 밀어 놓고 따듯한 물을 받아 주었다 그러고는 욕조에 따듯하게 앉혀 놓고 살살살 노래를 흥얼거리며 머리를 감겨준다



"이제 2학년 되면 혼자 씻어요.. 사실 지금도 아빠가 씻겨주면 안 되는데 머리 잘 못 감으니까 아빠가 해주는 거예요."


"네."



오랜만에 따듯한 물속에 몸을 담그는 게 좋은지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 머리를 다 감겨주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이제 공주혼자서 몸은 타월에 비누를 잘 묻혀서 씻으니까 아빠의 역할은 여기까지 욕실 선반 위에 아이 잠옷과 속옷을 올려주고 나오며 이야기를 한다



"몸 잘 닦고, 로션 잘 바르고 속옷이랑 잠옷까지 입고 밖으로 나오세요."


"옛썰!"


우렁차게 대답하는 아이를 두고 밖으로 나와 집안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쉽지 않다 인생은, 그건 어른인 나도 마찬가지이고,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의 일이 쉬워 보인다고 그것이 아이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아이의 그런 고민에도 같이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쉽지 않은 길일 것이다 같은 성별이 아니기도 하고, 아빠가 살아온 인생과 딸이 살아갈 인생이 다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을 것이고, 요즘 남들이 말하는 T형 아빠여서 공감보다는 해결책을 알려주려는 아빠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에게만큼은 공감 많고 따듯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선정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 덕분에 드디어 가족분야 에세이 크리에이터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 쓰면서 제 자신도 다듬어 가고 아이도 열심히 키우면서 노력하는 아빠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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