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98)

민사 소송의 결말

by 시우

지난 10일 이혼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사문서 위조에 대한 민사 소송도 판결이 나오게 되었다, 형사 고발과는 달리 판결이 나오는 날 원고 피고가 굳이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어차피 회사 업무 때문에 가지도 못할 것이었고(마침 그날 시외 출장을 가는 날이기도 했다)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 되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었다 재판 결과가 나오고 보통 오후 느지막이 어플을 통해서 판결이 발송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로부터 2~3일 이내에 나와 상대방에게 우편이 도착하게 된다


상대가 보통 2주 이내에 항소하지 않게 되면 판결은 확정되게 되며 그에 관한 이자 및 소송비용 등에 대한 청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혼 신청을 하려고 구청에 들어가서 서류를 작성하는데 막히는 게 있어서 공무원 분에게 서류를 건네며 물었는데 직원분이 아 하시더니 내 얼굴을 쳐다보신다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해요, 어제 이미 전처분이 오셔서 신고하셨어요 따로 신고 안 하셔도 돼요."


"아 벌써 신고를 했어요? 결혼할 때는 문자로 신고했다고 바로 보내주더니 이혼은 그런 게 없나 보네요 저는 오늘 여기 왜 왔을까요?"



웃으면서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온다, 원만하게 협의해서 하자고 할 때는 본인 욕심부리며 시간 질질 끌더니 마지막은 뭐가 그리 쉽고 빠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도 이제 본인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거겠지 싶었다


민사소송으로 건 소액의 금액은 작년 4월부터 올해 판결이난 10월 24일까지 5% 이자를 그리고 그 이후로는 연 12%의 지연이자가 생긴다, 판결문을 늦게 받을수록 손해이고 늦게 갚을수록 손해인 구조이다, 판결문에는 소송비용의 1/2를 각기 부담한다고 되어있어서 변호사님과 같이 소장을 쓰면서 드린 돈 일부도 청구할 예정이다 줄지 안 줄지는 모르지만 안 준다면 나는 또 한 번 나 홀로 소송을 진행할 것이다


누구는 진짜 악착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해오지도 않은 집의 절반을 내놓으라 소송을 건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결혼을 하면서 자기가 해온 만큼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편한 것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누가 밖에 나가 돈 벌고 싶은가, 돈 버는 사람이 있다면 집에서 쉬고 싶은 게 당연하고, 상대가 여유가 있어 집까지 해온다면 금상첨화이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잘 모른다 거기에 묶인 몸과 정신을, 받아먹을수록 상대가 하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거고 그걸 무시하면 당연히 큰일이 난다


연애가 아니다 누가 누굴 부모처럼 보살펴 주는 게 아니다, 서로를 보살피며 사는 게 부부다 서로의 덕을 보려고 같이 살면 끝은 파국일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결국에 이혼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마무리는 어찌 되었는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되어있다 이제 그게 전처 차례가 되었을 뿐이고 그동안 책임졌던 나에게 보상의 일부가 돌아오는 것일 뿐이다


원안대로 처리는 안되었지만 일부 승소하였다


구청을 나온다 날씨가 더럽게 좋다 의외로 더운 날씨에 코트를 벗어 한쪽 팔 위에 걸치고 차로 터벅터벅 돌아온다 민사 소송 결과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왔는데 빨리 돈을 보내라 할지 아니면 이자가 좀 쌓이게 기다릴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전처의 엄마가 내뱉던 욕설이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이제는 그러든가 말든가 한때는 진심으로 사랑했고 좋아했기에 그런 어처구니없는 태도에도 어른대접 해드렸던 거지 이제 남인 사람에게 내가 예의 차를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이래나 저래나 나는 이제 저쪽 집안에 원수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마지막에 내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내가 잘못이 있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판결이 그렇게 나겠지. 내가 화나고 억울 할거 같은 건 뭔 줄 알아? 그렇게 당신 잘못이라고 결과가 나왔는데도 인정 못하고 내 탓이라고 할 것 같아서."


지금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직도 여전히 못난 남자 만나 자기 인생 망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아 내가 잘 못 했구나.'라는 자기반성과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슨 소용 이겠는가 싶지만 제발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라도 당신에 대한 연민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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