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35)

방과 후 활동

by 시우

올해 공주님은 피아노를 그만두셨다, 1년 정도를 했으면 많이 했다고 생각했었기도 했고 같이 피아노 수업을 듣는 공주의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업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나 보다


올해는 선생님 찬스를 쓰지 않고 퇴근하고 7시에 맞춰 컴퓨터 앞에서 방과 후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 공주와 앉았다


대학시절 수강신청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하는 수강신청이었다


"공주 무슨 수업 듣고 싶은데요?"


"미술이랑 쿠키 앤 클레이요."


미술은 작년에도 했었는데 재미있었나 보다 커서 웹툰 작가가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건 또 아니시란다 쿠키 앤 클레이는 직접 쿠키도 굽고 찰흙으로 만들기도 하는 시간인데, 친구들이 수업에서 맛있는 걸 만들어 오는 걸 봤는지 올해는 꼭 듣고 싶단다





수강신청은 선착순이기 때문에 인기 있는 수업은 금방 마감이 되고 대기번호를 받는다 대부분 영어,수학,컴퓨터 코딩 같은 학습 관련 수업이 먼저 마감이 되는 편이다


예전에 어떤 아이의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예체능 하는 거야 좋지만 결국 공부하는 애들 아래서 받쳐주는 것 밖에 더해요? 그런 애들 덕분에 우리 애가 좋은 대학교 가는 거죠, 매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게 사실이에요.'


한마디 하려다가 말을 아꼈다 자식이 잘되는 걸 바라지만 과연 그게 내가 원하는 건지 아이가 원하는 건지 모르는 부모가 있다


아이는 과연 그런 부모에게 고마워할까? 나는 잘 모르겠다 공주에게 항상 하는 말은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해봐라 이고 그 다음에 하는 말이 꾸준히 해봐라 이다 내 여력이 안 돼 못해보는 것에 대해선 항상 미안하지만 되는 선에서는 많은 경험을 해보게 하고 싶다


그래야 좀 더 큰 후에 진짜 선택의 시간이 왔을 때 잘 고를 수 있을 테니까 아이는 성장하면서 나를 보며 혹은 주변의 좋은 어른들을 보며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인생을 설계해 나갈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가야 하는 길을 정해주는게 아니라 지켜봐주고 응원해 주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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