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37)

공주의 생일

by 시우

공주의 생일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의 어느 날이다, 그래서 공주는 4월을 매우 좋아한다, 생일 선물도 받고 곧 다가올 어린이날에도 선물을 받을 수 있으니까 작년에는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해줬었는데 공주는 친구들의 생일에 초대를 받지는 못했다, 어머니들이 다들 바쁘시다 보니 요즘은 조촐하게 가족들끼리 챙기는 게 대세란다 올해도 생일 파티를 해줄까 하다가 그냥 공주가 좋아하는 아이들 몇몇과 동물원을 가기로 했다



작년에 갔었던 놀이동산 + 동물원 산책코스 벚꽃이 필 때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우리 지역에 있는 동물원은 벚꽃이 유명하다, 놀이동산과 동물원까지의 산책 코스를 따라 벚꽃 나무들이 쭉 뻗어있고 양 옆으로 잔디밭과 호수가 있다 좀 안정적으로 살 때에는 자주 갔었는데 최근에는 조금 힘들었었지 아이와 아침에 등교하면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다음 주에 OO이 생일인데 동물원 갈래?"


"앗 정말요? 저는 가고 싶은데 엄마한테 물어볼게요."



다들 같이 나온 엄마들의 눈치를 힐끔 살핀다 그게 너무 귀엽고 웃기다 생일파티 보다 밖에서 애들은 놀리는 게 엄마들에게도 아빠들에게도 좀 편한 듯싶었다 엄마들은 일정을 체크해 보고 연락을 주신단다 친구들이 오던 안 오던 나는 공주와 같이 봄 소풍을 가겠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혼자인 생일보단 여러 명이서 축하해 주는 생일이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학교도 열심히 잘 다니고 잇습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공주가 패드를 들고 온다



"아빠 여기 장난감이라고 검색해 주세요, 제가 가지고 싶은 선물 찾을 거예요."


"네 여기요 너무 비싼 건 안 돼 알지?"


"네!"



공주는 검색어가 화면에 뜨자 패드를 들고 공주의 아지트로 돌아갔다 (내 어린 시절 자주 했던 장롱 속 아지트처럼 장롱에 이불을 걸어 텐트처럼 만들어 줬더니 집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거기서 뒹굴 거리며 놀고 계신다)


아마도 신중히 생일 전까지 선물을 골라 나에게 알려줄 것이다 이혼 시작부터 이혼 후까지 엄마 없이 맞이하는 세 번째 생일이 아이에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남길 매번 바란다 친구들 사이에서 혹은 다른 어른들이 보기에 어둡지 않고 그래도 밝은 아이로 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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