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글 쓰는 것은 어려워
회사에서 아침 일이 얼추 마무리되면 잠깐의 커피 타임이 찾아온다 그 시간 나는 오늘도 브런치 글들을 하나둘씩 펼쳐 읽기 시작한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글들 속에서 전부를 다 읽을 수는 없지만 몇몇 제목과 부제는 나를 문득 멈춰 세운다 마치
‘나 읽고 가는 게 어때?’
라고 속삭이듯 유혹하는 것처럼
나도 글을 쓴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설프고 정확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다 보면 이 세계 안에는 참 어마어마한 실력자들이 많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그분들이 나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 주부, 미용실 원장님, 선생님 (아, 선생님들은 아무래도 일반인보단 글을 잘 쓰는 편일까?)
그분들의 글을 읽을 때면, 좋다는 마음은 있지만 이상하게도 ‘관심 작가’로 까진 등록하진 않았다 좋아요 하나만 눌러두고 조용히 나만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 이유는 아마도 누군가의 글 스타일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게 어색하고 무서웠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쓸 때만큼은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은 ‘온전히 나만의 문장’이길 바랐던 마음
글을 쓴다는 건 어렵다 그리고 그 글로 돈을 버는 건, 정말 더 어렵다 물론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
그저 온라인이라는 세상에 나의 답답하고도 하고 싶었던 말들을 꺼내놓고 싶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쓰고 싶다는 열망은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일이 바쁘고 삶에 치이다 보면 글을 쓰고 싶었던 타이밍을 놓쳐 뒤늦게 ‘이제 써야지’ 하며 키보드를 두드릴 때가 있다
머릿속에 선명하던 장면들이 막상 글로 옮기려 보면
“내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더라?”
싶을 때도 있다.
예전 같았으면 ‘정신 못 차리고 뭐 한 거야’ 하며 자책했을지도 모르지만 요즘은 그냥 이렇게 넘긴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삶은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흐르듯, 흘러가듯 나도 좀 더 유연하게 흘러가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