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329)

경계선 한부모 가정의 기회(?)

by 시우
25e7f5b4-62ca-41c5-a14c-601ad939def5.png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이번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한부모 가정을 위한 주거지원 프로그램 공고가 올라왔다 상시 모집이기는 하지만 작년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이번에는 중위소득 100%까지 신청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사실 ‘중위소득 100%’라는 기준이 특별한 건 아니다 법적으로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한부모 주거시설 대부분이 그 기준까지 입소가 가능하다


문제는 따로 있다 현실에서는 ‘남성 한부모가 들어갈 수 있는 곳’ 자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남성 한부모의 경우, 전국에 입소 가능한 시설이 단 두 곳뿐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당연히 없다 작년에 내가 MBC에서 인터뷰를 한 후 현재는 시에서 실태조사가 진행 중이고, 7월 이후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야 시설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가능성”이다 다행히도 나는 작년에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 여기저기 주거 지원을 알아보며 발품을 팔았었다 그때 남겨둔 인연 덕분인지 이번 공고가 올라오자



“아직도 집 구하고 계세요?”라는 연락을 받게 됐다



그 한 통의 연락으로 나는 어렵게 기회를 잡게 됐다 절차는 단순하지만 가볍지는 않았다 서류를 준비하고

실제 아이와의 거주 여부 확인을 위해 집 방문이 이루어지고 이후 입주자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나도 같은 과정을 거쳤고 3월 어느 날 면접을 봤다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면접에서 첫 질문은 의외였다.



“아빠가 혼자 아이 키우는데, 뭐가 제일 어려우세요?”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꽤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이 아침에 머리 묶어주는 거요.”



순간 안에 있던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웃기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정말 그게 제일 어려웠다 돈을 벌고 집안일을 하는 것도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그건 결국 내가 조금 더 힘들면 되는 문제다 하지만 아이와 관련된 일은 다르다 내가 서툴면 그게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더 어렵다


돈 이야기도 나왔다 왜 돈을 많이 모아두지 못했냐는 질문에 나는 적금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언제 회사를 그만두게 될지 모르고 아이 때문에 갑자기 상황이 바뀌는 일이 생기면 결국 적금은 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적금 대신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예금 형태로 돈을 모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답변이 조금은 감점 요인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거지원은 ‘저소득 지원’보다는 ‘자립 가능성이 높은 한부모’를 위한 성격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나는 애매한 위치에 서 있다 한때는 정말 어려워 저소득 지원에 기대야 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기준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그렇다고 혼자 힘으로 모든 걸 감당할 만큼 안정된 상태도 아니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 이 경계선에 있는 사람에게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신청서에는 앞으로의 계획을 적는 칸이 있었다 몇 줄 정도 쓰면 되는 공간이었지만 나는 각 항목마다 A4 반 장 가까이 채워서 냈다 계획은 이미 충분히 세워져 있다


다만 그 계획을 실행할 ‘기회’가 없을 뿐이다 아이 초등학교 3년 동안 나는 학교 행사에 단 두 번밖에 가지 못했다 연차를 쓰는 것도 쉽지 않고 현실은 늘 빠듯하다 그 이야기를 면접에서 했어야 했을까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경험 하나는 분명하게 남는다 한부모 주거지원은 존재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는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걸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각 공고의 ‘성격’을 잘 보고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나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와 나의 삶이 조금은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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