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 - 이혼 짧은 단어 속의 가볍지 않음
지난주까지 연락을 주신다더니 연락이 없으셔서 이곳에 기고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조금 아쉽긴 하내요
나는 이혼 소송 중이고 7살짜리 딸을 키우는 아빠이다, 아내와는 별거가 10개월이 다되어가고 있고 싱글대디로 산다는 것이라는 글을 이혼소송이 시작되면서부터 연재 하기 시작했는데 주제는 이혼을 진행하면서 겪은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점들, 그리고 딸과 보내는 일상, 싱글맘, 대디들을 위한 정부 지원 정보글들을 주로 올렸었다
이혼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것들은 대부분 아이에 대한 걱정이고, 뒤에 따라오는 것이 나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들이다, 뭐 재산분할이니, 양육비 같은 건 부차적인 이야기이다, 아이가 어릴 때 이혼을 하면 부모 한쪽의 부재를 크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부부 중 누가 데려가냐에 따라서 아이들이 받을 영향도 다르고, 자식들의 성별과 부모의 성별 따른 영향도 무시는 못할 것이다
결혼만큼이나 신중해야 할 이혼의 사유들이 절반에 육박하게 성격차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면 어찌 보면 부부 사이에 서로 배려하는 게 부족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내심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에도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 남편이 아내에게 바라는 것의 기준치가 점점 높아진다, 가족의 비전과 앞날이 누군가만의 어깨 위에 부담이 되어 짓 눌러 버리고,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필요한 일들에 대해서 보이지 않는다며 무시를 하고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싱글대디로 산지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나는 사실 한식 자격증도 있고, 원래 집안일에 대해서도 주도적으로 하는 편이 어서 어려운 게 많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돈벌이에만 집중해서 인지 집안일과 육아 양쪽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았다
어쩌면 편견 섞인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집안일도 바깥일도 결국에는 해본 만큼 그리고 해볼수록 느는 건 사실이다, 다만 둘이 할 수 있는 일을 혼자 해야 하니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해진다, 나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싱글맘, 싱글대디 들을 위한 제도가 나오고 있다, 아이가 아플 경우 도우미 선생님이 집으로 오셔서 아픈 아이를 돌봐주시거나, 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받아주시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날 집에서 살림을 도와주신다,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배우자가 있다면 나라에서 대신 일정 금액을 주고 상대 배우자에게 청구하는 제도도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도 많다, 급여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지원금을 받는 것도 힘들고 노후차량이 아니라면 차량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제적인 지원금은 없다고 봐야 한다, 최저임금이 세후 190여만 원 정도 인걸 감안하면 아이를 한 명 키우거나 두 명 키우면 부족하기 그지없는 액수인데도 지원금을 받을 수가 없다, 진짜 지원을 받으려면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 되지도 않고 차도 10년 이상된 노후차를, 월에 100만 원 이하를 받아야만 경제적 지원금이 나오는 편이다 보니 싱글맘, 싱글대디 카페에서는 언제나 핫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자세한 내역은 자신의 소득과, 재산현황에 따라 틀리니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해 보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재판상 이혼이 가능한 사유는 총 여섯 가지이다,
1. 배우자에게 부정(不貞)한 행위가 있었을 때 = 바람
2. 배우자가 악의(惡意)로 다른 일방을 유기(遺棄)한 때 = 동거의무 위반(양육 부양의 의무)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시부모, 장인, 장모 등)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씨월드, 처가살이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아동학대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6. 그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출처 찾기 쉬운 생활법령 정보
라고는 하지만 과연 실제로 우리는 위 사유로 이혼을 하게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혼을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던 건 유책에 의한 이혼보다는 경제적, 성격차이 등의 사소한 이혼 사유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폭행, 바람, 씨월드, 처가살이 같은 심각해 보이는 사유들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위자료를 엄청 받거나, 양육비로 어마어마한 돈을 요구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이 살다가 홀로 다시 일어선다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이 노래 가사처럼 점 하나 찍으면 남이 되어버리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일은 생각만큼 낭만적이지도 쉽지도 않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남자 혼자 이혼 후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일부 편견 어린 시선이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이다, 이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하기 전에는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만큼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누구나 모든 게 맞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양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욱더 그래야 할 것이다, 죄가 있다면 부부의 잘못이지 아이가 그 죄를 떠안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나는 지금도 한다
이혼이라는 것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덜 불행해 지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왜 그 사람과 결혼을 생각했었을까? 이 결혼생활이 불행해지길 바랬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리라
이혼을 준비하면서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필요했다, 과연 아내와 나의 행복을 위한 이혼인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들 말이다, 대부분의 집은 더 참지 못해서 이혼을 한다 그건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이혼이 내 아이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 역시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무거워지게 만들었고 아내와 다시 한번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노력하게 만들기도 했었지만, 박수도 마주치는 손바닥이 있어야 하듯, 내가 아무리 대화를 요구해도 상대가 응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나와 아내는 앞으로 우리의 관계를 선택하고 정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다 아이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우리가 이혼을 하더라도 어린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전부인 세상인데 결국 우리의 잘못으로 인한 이혼이 아이에게 상처로 남게 된다면 우리는 아이의 얼굴을 어떻게 보며 남은 생을 살아야 할 것인가
상처는 희미해지고 옅어지겠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세월이 지나도 그 깊은 곳에 남아 힘든 순간순간마다 다시 나타나 우리를 괴롭히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가 참 많이 바뀌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혼이라는 이야기를 입밖에 꺼내기가 참 힘들었던 세상이었음에도 이번에는 또 돌싱들의 연애 이야기 들이 티브이 속에서 방영이 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상황이지만, 나는 이런 프로그램을 보는 게 영 불편하기 그지없다, 뭐랄까 이혼이 아무리 흔해졌다지만, 이혼에 대하여 너무 가볍게 접근하는 듯한 느낌 때문에 계속 마음이 쓰인다, 티브이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간단한 프로필이 등장한다, 나이 이름 자녀의 유무 등 그리고 그 사람들이 왜 짝을 찾는 프로그램에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들이 출연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이게 되고 첫인상과, 출현자들끼리 생활을 해 보고 서로 데이트를 하면서 마음을 확인하고 어떻게 할지를 정한다
나는 이혼에 대해서 나쁘다고 말하기보다는 다시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싶다, 저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이 나쁘다 못했다가 아니라, 내가 왜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와, 내가 책임지고 있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고 나왔어야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혼했으니까 여기 출연자들은 서로를 이해해 주겠지 라는 생각은, 그냥 막연히 행복 회로를 돌리는 것에 불과하다, 마음이 아프겠지만 팩트만 이야기하자면, 한번 결혼생활에 실패했던 사람에게 두 번째 이혼은 오히려 더 쉽다,
위 통계청에 단순 비교로 보자면 21년 12월 기준의 혼인은 18,728건이고 동년 동월의 이혼건수는 8,725건이다 좀 더 교차적인 비교가 필요하겠지만 단순 비교로만 보면 혼인건수 대비 이혼건수가 2.5쌍 중 1쌍이라는 이야기이다
본인이 외로움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을 아이를 위한다는 핑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지는 말자 그나마 잘 살게 되면 다행이겠지만 다시 이혼을 하게 된다면 결국은 아이와 자신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네가 너무 극단적으로 걱정하는 것 아냐?”
라고 이야기하면 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분에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좀 더 신중해지라고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단순히 이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해야 할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몇 꼽아 본다, 첫 번째 가족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비전 제시나 행동 없이 투덜거리기만 하는 사람, 두 번째 자기가 먼저 나서서 해보지 않고 시키기만 하는 사람, 세 번째 언제나 일이 잘못되면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보다는 남 탓인 사람
나이를 먹어가면서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서 항상 준비하고 대비하며 살아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게 인생임에도 본인 스스로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의지 없이 남이 하는 것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이 본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언제나 불평불만만 내뱉는다, 회사를 다녀와서 저녁 자투리 시간에 자격증 공부를 해서 하나라도 더 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딱 자기 할 일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간혹 자기 할 일마저도 안 하는 사람도 등장한다
우리는 결혼을 하는 순간부터 서로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누가 누구만을 책임지기 위해 결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부양하고 책임지는 것만큼 너도 나를 부양해주고 책임지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키워주는 게 부부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책임은 홀로 지는 게 아니다, 책임져준다는 것은 결국에 상대가 나에게 주는 신뢰만큼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떠나서라도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있을 때 우리는 모두 서로를 책임져야 한다
이혼은 쉬운 게 아니다, 가족과 가족이 만나서 결혼을 한 것처럼 이제는 어느 정도 같이 산 우리 가족이 해체되어 가는 과정이다, 아이가 없는 집은 그나마 부부 두 명의 심경과, 상황들을 차분히 정리해 가며 이혼이 가져다 줄 충격을 대비하면 되겠지만 아이가 있는 집은 다르다,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에게 부부의 상황을 잘 이야기해주고 엄마와 아빠가 헤어짐에도 불구하고 너를 온 힘으로 사랑하고 네가 원할 때마다 항상 같이 볼 것이며 같이 살지 않더라도 부모로서의 노력을 하겠다고 안심시켜줌과 동시에 아이가 없는 집처럼, 부부 사이의 마지막 정리와 노력을 하고 헤어짐을 준비하는 게 건강한 이혼이 아닐까 싶다
“너도 아직 이혼 소송 중인데 그런 말은 누가 못 해?”
라고 이야기하신다면 나도 할 말은 없지만, 나는 최소한 그렇게 이혼하고 싶다 헤어짐의 마지막에 마음에 남은 응어리가 없게 서로의 상처가 되었던 말들에 대해서 사과하고, 그럼에도 우리 아이에게는 변함없는 사랑을 주면서 정말 마지막 이혼 도장을 찍고 나면 그동안 고생했다고 악수 한번 해주고 가끔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모여서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 그런 사이 말이다
삶은 길지 않다, 다양한 사정들로 인하여 우리들은 헤어지지만 그렇다고 이혼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는 말자, 티브이 프로그램 속에서 이혼의 소재가 쿨하게 보이더라도, 정작 당사자들의 마음 한편에는 무엇보다도 무거운 추 하나가 가슴을 누르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일반적인 만남과 헤어짐이 아니다, 온 힘을 다해 사랑했던 사이였고 그리고 그 사이에서 축복과도 같은 아이가 태어났었고 이렇게 헤어지기 전까지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키워왔기 때문에 이 이별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시간이 지나고 기억마저 희미해지더라도 우리가 함께 했었던 시간들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아이와의 삶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음식 실력도 일취월장은 아니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집안일의 숙련도는 이제 프로 주부 뺨치는 수준이다 가끔 내가 글을 올리는 곳에 요리 사진도 올리고 있지만 더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 부끄러울 따름이다.
싱글 대디로 산다는 게 힘드냐고 물어보신다면 당연히 힘들다. 나는 담배는 안 피지만 술은 가끔 마시는데 아이를 생각하면서 들었던 맥주캔을 다시 내려놓는 경우도 생긴다, 가끔은 매콤한 국물도 생각이 나지만 그것 역시 아이 생각을 하면 맵지 않고 부드러운 국을 하게 된다
아이의 잠버릇 덕분에 혼자 자고 싶은 날도 많지만, 그럼에도 밤에 무서워할 아이를 위해 내 옆자리를 내어주고 구석에서 자는 날도 많다 그렇게 힘들어도 내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빠 사랑해요.”
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해주는 내 딸이 있어서이다 아빠와 엄마라는 성별의 차이가 아닌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신뢰와 사랑이 나를 힘든 현실 속에 버티고 서 있게 해 준다
싱글대디(맘)이라는 게 어쩌면 어쩌면 이혼이 많은 요즘 시대에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과는 다르게 다양한 정보의 획득처가 많고, 요즘은 부모가 할 수 있는 능력들이 상향되면서 성별의 차이보다는 개개인의 가치관과 교육관들이 양육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유치원에 가보면 혼자 키우시는 부모들의 수도 제법 되고, 인터넷 카페 같은데서는 싱글맘 싱글대디들을 위한 정보 공유 카페의 수도 제법 되어가고 있다 (아직까지 싱글대디만을 위한 카페는 별로 없는 듯하다)
이혼이라는 가볍지 않은 선택을 한 여러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가볍지 않은 선택만큼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나 또한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