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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Apr 17. 2024

'라이즈' <직업 좀 바꾼다고 세상 무너지지 않더라>

바닥을 쳐도 살 길은 있다.

권고사직을 당했다. 꿈꿔왔던 일이 나와 맞지 않아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어느 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나의 가치 자체가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취업 준비 시절로 돌아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석사와 짧은 근무 연차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버겁게 느껴졌다. 하물며 운동선수같이 평생을 하나만 바라보며 달려온 사람이 새로운 일을 구해야 할 때는 얼마나 좌절할까?

영화 [라이즈]에서 발레리나 '엘리즈'는 6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했고 26살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성하기까지 평생 발레만 해왔다. '백조의 호수' 주연으로 공연을 하던 도중 부상으로 꿈을 잃어버린다. 재활치료를 받지만 다시 발레를 하기 어렵다는 말마저 듣는다. 게다가 아버지는 춤을 업으로 삼는 엘리즈를 탐탁지 않아 한다. 엘리즈는 발레를 하다 부상을 겪은 후 예술가들을 위한 케이터링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를 따라 근교로 떠난다. 케이터링 보조 일을 하며 갖은 허드렛일을 한다. 어느 날 레지던스에 현대무용단이 숙박을 하면서 엘리즈는 우연히 현대무용을 접하게 된다. 현대무용단의 연습에 꾸준히 참여하다, '완벽'을 추구하는 발레에서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현대무용에 도전하며, 현대무용단의 일원이 되어 공연에 오른다.



엘리즈는 평생 발레만 알고 살아왔고, 유명 발레단의 주연에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었다. 최고 정점에서 바닥으로 추락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때그때 주어지고 다가오는 기회를 열린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발레를 함께한 친구들이 현대무용을 수준 낮은 장르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말이다. 바닥을 쳤다고 느낄 때, 영화 [라이즈]의 엘리즈를 보며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바란다. 진로 좀 바꾼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희망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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